용기를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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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너무나 혼란스럽다. 사회 전체가 먹고사니즘이다. 요즘 같은 난세엔 “때로는 살아있는 것조차도 용기가 될 때가 있다”고 고백한 로마 네로황제의 스승이었던 세네카(Seneca)의 목소리가 새삼 크게 들린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보다 용기(勇氣)다. 삶에서 용기를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용기란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을 하는 것이다. 살다 보면 알게 되는 사실이지만 예상도 못 했던 행운이나 기회도 그 사람의 용기를 뒤따르는 법이다.

 

# 용기의 무게

여기서 동양학 최고봉 주역의 핵심을 꿰뚫고 있는 ‘궁변통구(窮變通久)’의 이치를 꺼내 보자. 이는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한다. 통하면 오래 가고, 오래 가면 다시 궁해진다(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久則窮)”라는 순환론적 우주관이자 인간 삶의 진리다. 이 말의 핵심은 사물이 극에 달하고 궁할 때는 적극 변화를 모색해야 함을 깨우쳐주고 있다. 역사는 끊임없는 도전과 응전의 과정에서 발전해 나간다는 토인비 이론이나, 헤겔의 변증법 또한 그 맥락을 같이한다. 

영화 <다키스트 아워(Darkest Hour)>에서 처칠은 외친다. “위험이 다가왔을 때 도망치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도리어 위험이 배가된다. 그러나 결연하게 위험에 맞선다면 위험은 반으로 줄어든다. 무슨 일을 만나거든 결국 도망쳐서는 안 된다. 우리는 절대로 항복하지 않을 것이다(We shall never surrender)!” 알고 보면 진짜 용기는 절망에서 생긴다. 결국 용기란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을 하는 것이다.

출처 - www.imdb.com(Les Misérables, 2012)

# 그치지 않는 비는 없다

이탈리아의 밀라노 대성당에는 아치로 된 3개의 문이 있다. 첫 번째 문에는 장미꽃이 새겨져 있는데 “모든 즐거움은 잠깐이다”, 두 번째 문에는 십자가가 새겨져 있는데 “모든 고통도 잠깐이다”, 세 번째 문에는 “오직 중요한 것은 영원한 것이다”라고 쓰여 있다.

아! 인생에선 한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고 했던가. 눈과 귀를 잃은 헬렌 켈러의 포착은 감동 그 자체다.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한편 그것을 이겨내는 일로도 가득 차 있다.” 

결국 인간에게 있어 진정한 주식은 밥이나 빵이 아니라 오직 희망이다. 오늘보다 내일은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없다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세계적인 미술평론가, 로맹 롤랑은 “언제까지 계속되는 불행이란 없다”고 말했다. 본시 천명은 하늘에 있고 뜻은 나에게 있다. 치명수지(致命遂志), 이 말은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고난을 극복할 힘을 자기 안에서 찾아내고 하늘의 뜻을 이룬다는 말이다. 저 위대한 빅토르 위고의 명작 <레미제라블>의 대사를 보라. “미래는 약한 자에게는 불가능이고, 용기 있는 자에게는 기회다.”

올해의 다른 말은 <해볼만 해>라고 한다. 푸른 뱀(靑蛇) 새해, 우리 사회 각 분야에 걸쳐 새로운 도전과 용기의 불꽃이 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희망 없는 상황은 없다. 희망 없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이스라엘 대통령을 지낸 시몬 페레스의 말이다.

국내 저명한 칼럼니스트(조선일보, 국제 PEN클럽 정회원)이자 베스트셀러 『생각의 차이가 일류를 만든다』 저자이다. 기타 법무법인 클라스 한결 고문 및 대통령직속 민주평통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줄칼럼」은 삶과 일에 대한 근본원리를 비롯하여 경영 각 분야에 대한 인사이트, 아이디어 및 최신 트렌드 등을 언어의 쇼츠 형식으로 풀어낸 독창적인 초미니칼럼이다. 내용은 주로 인문ㆍ경영의 융복합 구성이며, AI시대 인간만의 생각품질을 높이고 영감을 주는 지적 아포리즘 결정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