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라면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한국 라면이 출시된 지 60여 년이 지난 오늘, 주요 기업들은 역사상 가장 화려한 라면 시장의 전성기를 겪고 있다. 기업들은 단기적인 호황이 아닌 지속적인 성장세로 이끌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해외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까지 더해져 더욱 뜨거워진 라면 시장의 열기 속에서 관찰되는 주요 비즈니스 트렌드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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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기를 맞이한 한국 라면 시장

세계 곳곳에서 한국 라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전역의 월마트 매장에서는 한국 라면이 메인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정 제품은 연일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해외 유명 래퍼 카디비(Cardi B)는 한국 라면을 구매하는 데 겨우 성공했다고 SNS에서 자랑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3년 한국 라면의 전체 생산액은 전년대비 17.2% 증가한 2조 9,21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해 한국 라면은 132개국에 수출되어, 수출액은 9억 5,2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중형 휘발유 승용차 약 5만 3,000대 수출 규모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최근 이렇게 증가하는 한국 라면의 수요는 고물가 상황과 K콘텐츠의 영향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지속되는 고물가로 인해 글로벌 소비자들은 한 끼 식사 대용으로 간편식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K콘텐츠의 영향으로 한국 라면에 대한 인지도 상승과 더불어 유통망 확대로 높아진 제품 접근성 등의 복합적인 성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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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삼정KPMG 경제연구원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한국 라면 기업

해외 시장에서 라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국내 주요 라면 업체들은 호황 국면을 맞이했다. 주요 기업은 이러한 호황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 해외 시장을 공략한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삼양식품은 전체 매출의 70%를 해외에서 달성할 정도로 해외 사업에 주력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삼양식품은 권역·국가별 맞춤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중동,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주요 할랄인증기관(KMF, MUI 등)의 공식 인증을 받은 불닭볶음면을, 미주 시장에는 토마토 파스타맛, 하바네로 라임맛 등 현지 취향을 반영한 제품으로 현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농심은 현지 법인과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대형 유통망 확보를 통해 해외 현지 라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농심은 미국 시장에서 오랫동안 라면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던 일본의 닛신식품(Nissin Foods)과도요스이산(Toyo Suisan) 등 글로벌 대표 라면 브랜드를 빠르게 추격 중이다.

이종 업계와의 치열한 경쟁, 차별화된 제품으로 경쟁력 강화

내수 시장에서는 라면업계 경쟁이 유통산업 및 식품 외식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대형마트, 편의점과 같은 주요 유통업계는 기존에 보유한 유통망과 PB(Private Brands) 사업의 노하우를 활용해 ‘PB라면’ 비즈니스 확대에 나섰다. 교촌에프앤비와 하림 등 주요 식품·외식업체도 각 사가 보유한 식품 제조 기술력을 라면에 응용·접목하고, 차별화된 제품으로 포지셔닝하며 틈새시장을 공략 중이다.

한편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맛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프로슈머(Prosumer) 레시피를 반영한 신제품 등을 통해 기존 수요자와 신규 수요자를 모두 공략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내세운다. 유명 쉐프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이색적이고 완성도 있는 신제품이 등장하는 한편 웰니스 트렌드에 대응한 저칼로리 건면 라면과 고품질 원재료를 활용한 건강 라면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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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삼정KPMG 경제연구원

향후 라면 기업이 나아갈 방향성은?

국내 라면 기업은 경쟁력을 지속 제고하는 동시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라면 시장의 피크아웃(Peak out, 정점 후 둔화)을 대비해미래 성장동력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라면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라면 기업은 맛뿐만 아니라 원료, 면발 등 제품의 전반적인 요소와 관련된 제조 기술 역량을 강화하며 차별화된 요소로 경쟁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제조 기술력과 더불어 AI(인공지능)와 D&A(Data & Analytics) 등 첨단 기술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의 제조 방식 도입도 고려할 수 있다. 스마트 팩토리는 유연하고 신속한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다품종 대량생산을 실현할 수 있는 제조 방식으로 AI가 실시간으로 설비, 재료, 재고 상태를 자율 판단하고 생산함으로써 글로벌 시장까지 확대된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라면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의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기업은 보유하고 있는 생산설비와 제조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는 제품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공략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라면 제조 노하우는 신제품 개발에 용이하게 작용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브랜드 신뢰도와 인지도가 시장 진입에 유리하게 시너지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한 라면에 치중된 수익 구조를 안정화함으로써 시장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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