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데있는 시사·경제 용어사전
알아두면 지식을 한 단계 업(UP) 시켜줄 시사·경제 용어를 알아보는 ‘알쓸사전’. 신년호에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한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가 내세운 경제 정책과 영국 옥스포드가 선정한 ‘2024년 올해의 단어’는 무엇인지 살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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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재무장관으로 스콧 베센트를 지명했어요. 베센트는 헤지펀드 매니저와 운용사 최고경영자(CEO)로 40년 넘게 자본시장에서 일한 투자 베테랑으로, 1990년대 영국 파운드화 가치 폭락,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 등 굵직한 글로벌 경제 이벤트를 직접 겪은 만큼, 경제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갖췄다는 평을 받는 인물입니다.

베센트는 3-3-3 플랜(Plan)을 경제 청사진으로 내세웠는데요, 이는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3개의 화살(공격적인 통화정책, 경기부양책, 구조개혁)’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3-3-3 룰’ 혹은 ‘3-3-3 플랜’ 등으로 불립니다. 3-3-3 플랜은 주요 정책을 살펴보면, 먼저 ▲재정적자를 2028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3%로 낮추고, ▲산유량을 하루 300만 배럴 추가 증산하는 것, ▲규제 완화와 친성장 정책으로 연간 경제성장률을 3%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한편, 베센트는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첫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운 여러 감세 조치를 단행하는 것을 정책 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관세 이행과 지출 삭감, 달러의 기축통화로써의 지위 유지 등도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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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옥스퍼드 학교 출판부가 ‘2024년 올해의 단어’로 3만 7,000여 명이 참여한 공개 투표와 전문가들의 논의를 거쳐 ‘Brain rot(뇌 썩음)’을 선정했어요. ‘뇌 썩음’은 사소하고 의미 없는 자료, 특히 최근에는 온라인 콘텐츠를 과잉 소비하면서 개인의 정신 또는 지적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의미해요. 일종의 틱톡과 유튜브의 ‘숏츠’, 인스타그램의 ‘릴스’ 등 소셜미디어(SNS)에 넘쳐나는 짧은 길이의 ‘숏폼’ 동영상을 무심코 넘겨보는 습관이 초래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인 셈이죠.

15초 분량의 짧은 동영상을 앞세운 ‘틱톡’이 SNS 생태계에 ‘숏폼’ 유행을 일으키면서 ‘뇌 썩음’이라는 단어는 SNS에 쏟아지는 저질 콘텐츠가 이용자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가리키는 단어로 확산되기 시작했어요. 특히,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이 단어의 사용 빈도가 230% 급증했고 이제는 SNS를 넘어 주요 언론은 물론 정신건강을 다루는 의학계에서도 사용하고 있다고 해요.

한편, 이 단어는 초월주의와 생태주의의 효시로 평가받는 미국의 철학자 겸 시인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의 수필집 ‘월든; 즉, 숲속의 삶’(1854년)에 처음 등장했다고 해요. 소로는 이 단어를 통해 다양하고 복잡한 아이디어가 평가절하되는 세태를 비판하며 “정신적·지적 노력이 쇠퇴하고 있다”고 한탄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