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란
최초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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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본격적으로 펼쳐질 AI 초융합경제 시대에 인간의 생존자격증은 바로 독창적 창의력과 입체적 상상력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온 세상이 창조적 인재 열풍이다. 모범생보다 모험생이 뜨고 , 엉뚱한 괴짜(geeks)가 각광받는 시대다. 그동안 사람들이 열광해온 천재들의 창조습관은 셀 수 없이 많다. “구조를 해체하라, 상품이 아니라 의미를 창조하라, 비평가들을 비평하라, 더욱 단순화하라, 거꾸로 뒤집고 반대로 생각하라 등등...”

 

#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순식간에 무엇이든 검색하고 질문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개인의 경쟁력은 ‘생각하는 법을 생각하기(Think how to think)’에 달려있다. 창조도 결국 생각의 습관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미국의 진보교육학자 루돌프 플레쉬(R. Flesch)는 “늘 해오던 방식을 고수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깨달음, 그것이 바로 창의력이다”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러나 요즘 한국인들은 생각하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 심리학의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 확증편향, 선택적 인지 등이 유난히 자주 언급되는 이유다. 특히 오늘날 검색의 노예들은 우리 사회에 대량으로 존재하고 있다. 깊은 나만의 사색 대신 검색에만 빠진 젊은이들은 자신의 가장 중요한 CPU인 두뇌를 외주(outsourcing) 주는 격이 아닐 수 없다. 생전에 이어령 교수는 ‘삼색의 통합’을 제안했다. “과거는 검색하고, 현재는 사색하고, 미래는 탐색하라. 검색은 컴퓨터기술로, 사색은 명상으로, 탐색은 모험심으로 한다. 삼색을 통합할 때 젊음의 삶은 변한다.”

# 창조의 3요소

‘창조성(creativity)’이란 단어를 처음 쓴 사람은 언어학자 촘스키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창의적 인재인가?

 

첫째, 호기심이다. 

말보로 담배 광고로 유명한 레오 버넷은 모든 인생에 대한 호기심이 위대한 창조자들의 비밀이라 말했다. 호기심(curiosity)이야말로 모든 상상과 창조의 핵심 원료다. 세상에서 호기심이 가장 왕성한 건 아이들이다. 종일 ‘왜’를 외치는 아이들의 순수한 호기심은 심리학 용어로 ‘innocent why’라 한다. 이는 때때로 놀라운 발견으로 이어지거나 대박을 터뜨리기도 한다. 과거 픽사(Pixar)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토이 스토리>가 좋은 사례다. 아무리 나이가 젊어도 호기심이 없다면 그는 이미 노인이나 다름없다. 여기서 중요한 건 ‘어떻게(Know-howㆍ방법)’보다 ‘왜(Know-whyㆍ본질)’라는 점이다.

 

둘째, 재미다.

일찍이 월트 디즈니는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유일한 방법은 재미(fun)”라고 했다.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들은 그들이 일궈낸 창의적 성과에 대한 질문에 대해 한결같이 “좋아하는 걸 하라(Do what you love)”고 대답하였다. 따라서 조직에 창조성을 불러일으키고 싶은 리더라면 무엇보다 직원들의 가슴을 설레고 요동치게 만들어야 한다(루돌프 효과).

 

셋째, 연결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창조성은 ‘낯선 것들의 연결’이다. 본래 인간의 뇌는 과거에 없던 새로운 연결이 만들어지면서 창조적 생각을 하게 된다. 사회도 서로 다른 분야가 연결되면서 창조적 혁신이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창조성의 발현 조건은 연결을 가로막는 벽, 칸막이, 장애를 제거하고 연결(connectivity)을 촉진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세 가지, 즉 호기심, 재미 그리고 연결을 통해 인간은 창조의 신세계로 진입한다.

# 최초로 생각하라

언젠간 최고도 깨지고 최대도 깨진다. 그러나 최초는 영원하다. 요컨대, 창조란 한마디로 ‘최초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늘 생각의 물구나무서기와 같은 역발상, 긍정적으로 부정하는 영감훈련 등을 통해 자신만의 생각근육을 길러야 한다. 하나 더 추가한다면 ‘최초의 질문’이다. 과거에는 ‘아는 것이 힘’, 현재에는 ‘찾는 것이 힘’이었다면 미래에는 ‘묻는 것이 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AX 시대에 경영진은 멋진 대답보다는 흥미로운 질문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기업의 혁신(innovation)도 따지고 보면 그 본질에서는 창조의 일종이며, 창조란 유쾌한 반란이자 기분 좋은 파괴다. 바야흐로 새로운 시스템, 새로운 컬처로 잉태된 ‘새로운 다름’이 온 세상을 바꿀 것이다. “창조성은 전염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국내 저명한 칼럼니스트(조선일보, 국제 PEN클럽 정회원)이자 베스트셀러 『생각의 차이가 일류를 만든다』 저자이다. 기타 법무법인 클라스 한결 고문 및 대통령직속 민주평통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줄칼럼」은 삶과 일에 대한 근본원리를 비롯하여 경영 각 분야에 대한 인사이트, 아이디어 및 최신 트렌드 등을 언어의 쇼츠 형식으로 풀어낸 독창적인 초미니칼럼이다. 내용은 주로 인문ㆍ경영의 융복합 구성이며, AI시대 인간만의 생각품질을 높이고 영감을 주는 지적 아포리즘 결정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