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직장인, 버티기보다 성장하기
누구나 처음 시작은 쉽지 않다. 학교를 졸업하고, 새롭게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는 새내기 직장인들에겐 더더욱 그럴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새내기 직장인들이 겪을 고충과 그에 관한 솔루션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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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내기 직장인이 겪는 불안과 지나친 자책

새내기 직장인인 신입사원들이 심리상담실에 찾아오는 주요 고민 중 하나는 퇴근 후 집에 돌아와 휴대폰만 보며 시간을 보내는 일이다. 이들은 분명 휴식을 원했지만, 그 시간이 정작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비활동적 대처’라고 불리며, 정신적 피로에 대한 회피적 대응 방식이다. 비활동적 대처는 실제로 에너지를 회복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으며, 피로를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

현대 사회는 특히 젊은 세대에게 끊임없이 경쟁을 요구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공한다. 인공지능(AI)의 등장은 신입사원들이 기존에 없던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압박을 가중시킨다. 직장 내 안정성도 예전만큼 보장되지 않으므로, 경쟁의 강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신입사원들에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생존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상황을 만든다.

이러한 압박 속에서 신입사원들은 ‘조직 사회화(OrganizationalSocialization)’라는 중요한 과정을 거친다. 이는 신입사원들이 회사의 조직문화에 적응하고, 자신에게 기대되는 역할을 이해하며, 이를 수행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과정은 정신적, 신체적 부담을 초래한다. 입사 전에는 스스로의 자율성을 통해 삶을 주도했지만, 입사 후에는 상사의 지시를 따르고, 동료와의 경쟁 속에서 자신의 성과를 끊임없이 비교하게 된다. 이런 적응 과정에서 신입사원들은 피로감을 느끼며, 때로는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치게 된다.

이때 신입사원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은 과도한 ‘자기 초점적 주의(Self-Focused Attention)’이다. 이는 자신을 과도하게 의식하고 문제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책임을 돌리는 경향을 의미한다. 신입사원들은 업무에서 실수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문제의 원인을 외부 요인이 아닌 자신의 부족함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잘못했다”,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은 자존감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시야를 좁히고 더 큰 스트레스를 초래한다. 이러한 내부 귀인 방식은 신체적, 정신적 피로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로 번아웃을 유발할 수 있다.

# ‘맥락적 자기’ 사고와 신체적 활동으로 스트레스 완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스트레스와 피로를 완화할 수 있을까? 그 방법 중 하나는 ‘맥락적 자기(Contextual Self)라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지는 것이다. 맥락적 자기는 자신을 고정된 자아상으로 바라보지 않고, 특정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신입사원들이 실수나 업무 실패를 자신만의 본질적인 결함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그 상황 속에서 일어난 일로 바라보는 관점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업무에서 실수했을 때 “나는 무능하다”라는 고정된 사고방식 대신, “경험이 부족해서 실수한 것이다” 혹은 “상사의 특성과 회사의 특정 맥락 속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이러한 유연한 사고방식은 자신에 대한 지나친 비난과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더 넓은 관점에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신입사원들이 에너지를 재충전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비활동적 휴식에서 벗어나, 보다 능동적인 방식으로 피로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신입사원들이 퇴근 후 소파에 누워 휴대폰을 보며 시간을 보내지만, 이는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신, 신체 감각을 활성화시키는 신체활동과 정신적 회복을 위한 계획적인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중 일정 시간을 규칙적으로 운동에 할애하거나, 멀리 있는 나무나 산을 바라보며 정신적 유연성을 기르거나, 명상같은 차분한 활동을 통해 신체와 마음을 돌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습관은 단기적으로 피로를 줄일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활력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신체적으로 피곤한 날에는 퇴근 후 10분이라도 걷거나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움직이는 것이 피로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과도하게 자신을 몰아붙이고 강박적으로 운동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피곤한 날에는 벤치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여유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간단한 여유는 정신적인 안정감을 제공하고, 하루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이러한 활동을 일상 속에서 의도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은 신입사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결코 신체와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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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자신의 성장이 더욱 중요해!

삶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을 탐구하고 성장하는 여정이다. 이 여정에서 중요한 것은 고정된 자기에 매몰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능력이다. 철학자 빅터 프랭클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이다”라는 말처럼, 신입사원들은 자신의 성장을 인식하며 자책과 비난에서 벗어나면 좋겠다. 경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또한, 적절한 휴식과 활동, 그리고 정신적 회복을 위한 시간을 계획하길 당부하고 싶다.

*참고자료: <아픈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요즘 어른을 위한 마음공부> 김병수 저, 더 퀘스트 출판

Profile
설진미 삼정KPMG 전임 심리상담사

성균관대학교에서 임상심리학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고려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임상심리 레지던트 과정을 마쳤으며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임상심리실에서 슈퍼바이저로 경력을 쌓았다.

현재는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10년간 일하며 심리상담, 조직컨설팅, 강좌 및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형 표준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 개발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조직에 속한 직장인들을 만나 삶의 불안과 고통, 갈등을 성찰하고 성장을 모색해 왔으며, 조직문화를 보다 ‘건강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