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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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판(評判ㆍReputation)은 한마디로 세상 사람들의 비평이다.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카드사 선택 기준, 각종 맛집 리스트 등등 주위에는 늘 평판이 차고 넘친다. 가장 예민한 건 역시 사람에 대한 문제다. 특히 온라인상에서 평판은 학벌이나 자격증보다 앞선다. 흥미로운 사실은 대부분 평판은 인기와는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평판이 좋으면 인기가 없고, 인기가 있으면 평판이 나쁜 식이다. 이는 그 사람 속성에 대한 간접적인 평가이므로 상당히 불완전하지만 길게 보면 평판은 그 사람의 본질에 수렴한다는 게 정설이다.

# 그 사람 어때?

직장생활에서 얻게 된 평판은 평생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그러나 정작 퇴직을 하고 나서도 자신의 평판을 정확히 모르는 사람도 있다. 상사는 직원을 평가하지만, 직원들은 상사의 평판을 제조한다. 평가는 회사 내에서 이루어지지만 평판은 주로 회식 자리 등 밖에서 만들어진다. 알고 보면 이런 내용들은 대부분 추상적 이미지즘의 결과다. 그 와중에 억울하게 당한 사람들은 한둘이 아닐 것이다. 혹자는 ‘미움받을 용기’ 운운하지만 웬만한 브랜드와 내공 없이 이런 평판에 신경 끄고 살긴 보통 사람으로선 상상하기 어렵다. 꾸준히 내면의 덕을 수양하는 것이 답이다.

한편 헤드헌팅 업계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은 ‘평판조회(Reference Check)’이다.  한국의 직장인들이 동료나 부하였던 사람에 관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크게 이 두 가지라고 한다. “사람은 괜찮은데...” 아니면 “능력은 있지만...” 이것은 자신보다 더 좋은 곳으로 스카우트될지도 모른다는 배 아픔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타인을 흔쾌히 칭찬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의 그릇은 알고 보면 그들의 알량한 내공에 기인한다. 원래 박수 잘 안 치고 칭찬에 인색한 사람치고 제대로 된 인품을 갖춘 사람은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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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평판 1위 ‘웨그먼스’(사례)

평판이 중요하기는 기업도 마찬가지다 . 미 국 의 식 료 품 체 인 점 <웨그먼스(Wegmans)>는 각종 설문조사에서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마트 1위에 랭크되고 있다. 우선 웨그먼스는 20년 연속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선정된 대단한 회사다.

미국처럼 넓은 나라에서 동부에 100개도 안 되는 체인점을 가진 웨그먼스가 고객평판 1위를 기록하게 된 비결은 직원을 귀하게 여기는 기업문화에 있다. 웨그먼스는 직원을 단순히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 아닌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십 대상으로 보는 관점을 가진 기업이다. 실제로 웨그먼스의 4만 명 직원 가운데 회사에 만족한다는 직원 비율은 무려 98%에 이른다. ‘웨그먼스 효과’란 용어도 탄생하였다. 직원 처우를 높여주면, 고객서비스 질이 높아져 결국 기업의 매출과 이익 증가 등으로 이어진다는 이론으로 웨그먼스 창업자, 대니 웨그먼의 성공 사례에서 유래했다.

지금도 홈페이지에는 “우리 동네에도 웨그먼스를 열어주세요”라는 댓글들이 수없이 달리고 있다. 월마트보다 생산성이 높고, 직원과 고객들이 모두 최고라고 생각하는 이 신기한 마트의 성공 비결은 본사에 걸려 있는 이 놀라운 문구로 요약된다. “Employees First, Customers Second.”

# 명성과 이미지

유리, 도자기와 명성은 깨지기 쉽다. 훌륭한 명성과 좋은 이미지는 얻기가 힘들고 오래 걸리지만 까먹기는 순식간이다. 통상 나빠지는 데 걸리는 시간의 6배가 지나야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한다. 반대로 사회적으로 획득한 좋은 평판과 이미지는 값을 따질 수 없는 무형자산(Invisible Asset)이기도 하다. 고급 소사이어티로 올라갈수록 평판은 더욱 중요해진다. 국내 최고급 하이클래스 모임 중에는 기존 멤버들 중 한 명만 반대하더라도 가입이 불가능한 모임도 있다. 그러나 특히 지역, 학교 등등으로 얽히고설킨이 좁디좁은 나라에서 어디서나 좋은 평판을 유지하기는 예수님도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담담한 마음으로 타인에 대해 신경 쓰는 비중을 과감히 줄이고, 자신과의 연애를 지속할 것을 강추한다.

이 교수는 국내 정상급 경영평가 전문가로 최근 출시한 베스트셀러 『생각의 지문(Thinkprint)』 저자이자 초대형 교보 광화문글판 선정 작가다. 현재 조선일보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두줄칼럼」은 삶과 일에 대한 근본원리를 비롯하여 경영 각 분야에 대한 인사이트, 아이디어 및 최신 트렌드 등을 언어의 쇼츠 형식으로 풀어낸 독창적인 초미니칼럼이다. 내용은 주로 인문ㆍ경영의 융복합 구성이며, AI 시대 인간만의 생각품질을 높이고 영감을 주는 지적 아포리즘 결정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