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5 [한국경제]
삼정KPMG CFO Lounge
[한경CFO Insight]
삼정KPMG 경제연구원
인간을 가장 불안하게 하는 상황은 무엇일까. 미국의 공상과학 소설가 H. P. 러브크래프트는 인간이 불확실성에 느끼는 공포에 대해 “인간의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감정은 두려움이다. 그리고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두려움은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예측하지 못한 어려움이 코앞까지 와있는데 그것이 언제 덮칠지 모를 때, 우리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2023년은 각국 중앙은행들의 계속되는 금리 인상, 지정학적 리스크, 높은 수준에 도달한 인플레이션 등 예측할 수 없는 글로벌 경제 이슈들로 인해 '초불확실성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견된다. 명확한 분석과 진단으로 격변하는 시장 환경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이에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자동차, 철강 등 23개 주요 산업에서 2023년 어떤 위기와 기회가 있을지 살펴봤다.
2023년에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기조에도 엔데믹에 따른 회복세 및 시장 외연 확대 등 환경 변화로 하반기 이후 일부 업종별 수요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게임을 비롯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휴대폰, 에너지·유틸리티, 자동차, 정유·화학, 제약·바이오, 항공, 관광, 유통, 화장품, 손해보험 등 12개 산업은 일부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비교적 경기 민감도가 낮은 게임산업의 경우 주요 게임사의 신규 대작이 출시될 예정이고, 인기게임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한 게임업체들이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개발한 AAA급 게임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흥행 및 시장 규모 확대가 기대된다. 또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산업은 국내 콘텐츠의 글로벌 흥행이 이어지면서 콘텐츠 IP 수출 및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휴대폰 시장은 기저효과로 소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팬데믹 및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주요 악재의 일부 해소가 기대되며, 폴더블 스마트폰,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신규 상품 출시에 따른 시장 성장도 점쳐진다. 국내 에너지 수요는 빠른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정부의 강력한 보급정책과 신규 설비 진입 등의 효과로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이 에너지 소비 증가를 주도하고, 가스는 높은 가격으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항공, 관광 산업의 경우 국가 간 여행 제한 조치 완화와 중단되었던 여객 노선 운항이 재개됨에 따라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카지노를 보유한 프리미엄 호텔, 가성비를 내세우는 중소형호텔 등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한편 저성장 경기침체 흐름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철강, 조선·해운, 식품·외식, 패션, 은행, 카드, 생명보험 등 9개 산업은 일부 부정적, 건설과 증권 산업은 부정적인 전망이 진단된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전체 반도체 시장은 5,566억 달러로 -4.1% 성장률을, 이 중 메모리 반도체는 공급 과잉 해소에 어려움을 겪으며 전년 대비 -17.0% 규모의 감소세가 관측된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2022년 다운사이클에 이어 엔데믹을 바라보는 2023년에도 글로벌 시장 규모가 소폭 확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LCD 시장에서 철수·축소 동향을 보인 데 이어, 차세대 혁신 디스플레이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건설 산업의 경우 2022년 국내 건설 수주액은 223.5조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2023년에는 10% 이상의 정부 SOC 예산 축소와 조달 금리 상승 등 비우호적인 시장 상황으로 인해 국내 건설 산업이 하강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증권 산업은 2023년 경기 둔화·금융시장과 부동산 시장 불안 요인이 상존함에 따라 국내 증권사 수익성 하방 압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장 변동성과 부동산 시장 불안 요인에 따른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리스크 확대가 우려된다.
2023년은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위기 속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글로벌 초불확실성에도 2023년에는 공급망과 원자재 수급 불안 개선 가능성, 일부 업종 대기 수요 등으로 인한 회복 가능성이 상존하는 바, 국내 기업들은 산업별 정책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여 글로벌 시장 공략, 디지털 전략 강화, ESG 전략 수립 등의 경쟁력 확보 수단을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