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26.  [한국경제] 

[한경 CFO Insight]

삼정KPMG 경제연구원

 

글로벌 경제·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글로벌 CEO들은 어떤 생각과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KPMG는 전 세계 CEO를 대상으로 매해 ‘글로벌 CEO 전망(KPMG Global CEO Outlook)’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글로벌 CEO들이 마주한 도전 과제를 살펴본다. 전 세계 CEO가 중점을 두는 분야 또한 조사하며 글로벌 기업들의 미래 전략을 싣고 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2023 글로벌 CEO 전망’은 향후 3년간 글로벌 경영진들의 기업 및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과 함께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전 세계 11개국(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중국, 일본, 스페인, 이탈리아, 인도, 캐나다, 호주)의 CEO 1,3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대상 기업의 3분의 1은 연간 매출액 100억 달러 이상이며, 5억 달러 미만의 매출 기업은 설문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조사에서는 외부 환경의 거센 변화에도 굴하지 않고 질주해 나가는 CEO의 모습이 부각되었다. AI(인공지능) 등 혁신 기술을 기업 전략에 접목하려는 CEO들의 노력이 나타났다. 아울러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 경영의 주요 키워드로 자리매김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CEO 4명 중 3명 “앞으로 3년간 세계 경제 ‘낙관적’ ··· 자사 성장 자신감은 낮게 응답

본 조사에서는 해마다 CEO들에게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을 물으면서, 자사의 성장 전망을 함께 질문을 하고 있다. 경제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 지속에도 불구하고 올해 글로벌 CEO들은 향후 3년간 세계 경제 성장을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CEO 4명 중 3명(73%)이 향후 3년간 글로벌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지난해 조사의 71%에서 다소 오른 수치다.

반면 자사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은 낮게 응답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2020년 글로벌 CEO 85%가 자사의 성장 전망을 답한 반면, 올해는 77%로 약 10% 가까이 떨어져서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글로벌 CEO들은 자사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어떤 요소를 꼽았을까? 1위(77%)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상승에 따른 구매 여력 감소를 들었다. 2위(74%)로는 복잡한 규제가 꼽혔다.

최대 리스크 '지정학 및 정치적 불확실성'

기업의 최대 리스크가 무엇인지 매년 조사를 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는 CEO들이 향후 3년간 자사의 성장에 가장 큰 위협 요인 1위로 ‘지정학 및 정치적 불확실성(18%)’을 선정했다. 지정학 및 정치적 불확실성은 지난해 순위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올해는 가장 큰 리스크로 올라서 CEO들의 고민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리스크 요인 2위는 운영 이슈(12%), 3위 기술 혁신(12%), 4위 공급망 리스크(10%), 5위 규제 이슈(9%)로 조사됐다.

CEO 70% "생성형 AI에 최우선 투자" ··· 시장 기회 선제적 확보 목적

지난해 11월 말 미국의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한 이후 생성형 AI 시대가 본격 개막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연이어 선보이는 중이며, 생성형 AI를 토대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생성형 AI에 대한 글로벌 CEO의 관심은 본 조사에도 반영됐다. 최우선 순위로 투자하고 있는 영역으로 글로벌 CEO의 무려 70%가 ‘생성형 AI’라고 답변했다. 생성형 AI에 대한 투자를 통해 기대하는 것은 수익성 증가(22%), 새로운 제품 및 시장 선점 기회(15%)로 조사됐다.

아울러 CEO 52%는 3~5년 내 이와 같은 신기술 투자에 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AI를 둘러싼 윤리성 및 책임 있는 AI에 대한 이슈가 불거지고 있는 만큼, 본 조사에서도 CEO들의 AI를 향한 우려가 나타났다. 글로벌 CEO의 82%는 생성형 AI가 야기하는 사이버 보안 위험에 대하여 우려를 보였으며, 57%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염려를 드러냈다.

CEO 69% "ESG를 비즈니스에 내재화” ··· ESG 경영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

올해는 ESG가 경영의 중요 요소로 자리를 잡은 모습이 부각됐다. CEO 24%는 향후 3년간 ESG 안건이 고객 관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답했다. 또한 16%는 ESG가 자사의 긍정적인 브랜드 평판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18%는 ESG가 파트너십, M&A 전략을 실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CEO 69%는 가치 창출 수단으로서 자사 비즈니스에 ESG를 완전히 내재화했다고 답했다.

CEO들은 자사의 성장에 고객과의 신뢰 구축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CEO 71%는 수익성이 있더라도 자사의 평판을 손상하는 사업을 매각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응답했다. 61%는 정치적 또는 사회적 논란이 있는 이슈에 대한 공개적인 입장도 표명할 것이라고 했다.

어제의 성공이 오늘의 성장을 담보해 주지 않는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CEO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대변혁 시대에서 생존할 것인지, 또는 퇴보하여 소멸할 것인지가 오늘의 결정에 달려있다.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글로벌 CEO는 리스크를 관리하고 혁신을 추구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