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14. [매일경제]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함께 핀테크 산업이 임베디드 금융, 선구매•후지불(BNPL) 등 다양한 형태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정KPMG가 13일 발간한 ‘핀테크 산업 투자 동향과 주요 10대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크게 위축된 글로벌 핀테크 산업 투자가 2021년 8052건•2379억달러로 회복됐지만, 지난해 주요국 금리인상 기조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 작년 10월까지 누적으로 투자는 5498건, 투자금액은 1449억달러로 집계됐다.
투자 지역별로는 북미, 유럽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동남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에서 핀테크 역할이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전반적 투자 약세 속에서도 호주 등에서 대형 인수합병(M&A)이 발생했다.
섹터별로는 지급결제 부문이 투자를 주도했다. 핀테크 산업의 성숙화가 진행되며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웰스테크, 자금조달 등 투자 섹터의 다양화, 대형화 추세가 나타났다.
2021년 국내 핀테크 시장은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국내 핀테크 산업의 성장 등으로 투자가 활발했다. 2021년 5월 케이뱅크의 1조2500억원 유상 증자, 2020~2021년 토스 계열사의 약 1조 4000억원 투자 유치 등 빅테크와 대형 핀테크에 투자가 집중됐다.
기존 금융업의 비효율성을 줄이고 틈새시장 내 혁신 사업을 창출하며 성장해온 핀테크 산업은 디지털 금융 인프라 발전과 함께 임베디드 금융, BNPL, 슈퍼앱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는 모습이다.
임베디드 금융은 비금융회사가 금융회사의 금융상품을 중개하고 재판매하는 것을 넘어, 자사 플랫폼에 핀테크 기능을 내재화하는 것을 뜻한다. 보고서는 결제와 보험 분야에서 임베디드 금융 활용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신용이력이 없는 MZ세대나 코로나19로 소득이 감소한 소비자를 중심으로 BNPL 서비스 수요도 급증했다. 스웨덴 클라르나, 미국 어펌, 호주 애프터페이 등이 대표적이다. 어펌은 2021년 1월 나스닥에 상장하며 가치를 입증했다. 애플, 월마트도 BNPL 시장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예고하는 등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다만, 최근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 경기둔화 상황에서 BNPL 기업의 부실화 가능성이 대두되며 금융당국의 규제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다.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되며 슈퍼앱도 부상했다. 슈퍼앱은 쇼핑, 송금, 투자 등 여러 서비스를 한 플랫폼 내에 연결한 앱이다. 특히 동남아, 중국 등지의 플랫폼은 일상생활과 금융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금융플랫폼’으로 확장하며 생활 속 핵심 인프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던 슈퍼앱 전략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확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보고서는 핀테크 산업 종사자들에게 “디지털 채널, 비현금 거래의 대중화가 지속되고 오픈뱅킹 시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금융 서비스 제공 기업의 비대면 플랫폼 채널 확보와 강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 데이터 개방 및 공유 전략을 모색해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며, 금융 시스템, 금융 소비자 및 데이터 보호, 규제 샌드박스 고도화 등 규제 재정비 상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삼정KPMG 핀테크산업 리더 조재박 부대표는 “고객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사만의 특화된 사업 전략, B2C 외에도 기존 금융업 연계와 비금융 확대 측면에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B2B 및 B2B2C 서비스 모델을 검토할 시점”이라며 “금융 소비자의 빠른 선호 변화 대응을 위해 자사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혁신적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차별화 및 제휴 등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