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영상으로 만나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포트!
전 세계 KPMG의 Korea Desk/Korea Practice에 파견된 전문가들이 ‘글로벌 Biz 특파원’을 통해 현지 시장의 변화와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독일 Korea Desk에서 파견 근무 중인 이동익 Manager가 전하는 독일의 주요 변화와 규제를 살펴보고, 우리 기업이 주목해야 할 비즈니스 포인트를 짚어본다.
# 규제에서 경쟁력으로,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
독일에서 체감되는 가장 큰 변화는 산업 경쟁력 회복이 중요한 정책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ESG, 환경, 지속가능성, 소비자 보호와 같은 가치가 정책 결정의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면, 최근에는 경제성장, 제조업 경쟁력 강화, 투자 유치, 에너지 안보 등이 보다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유럽의 규제 정책에서도 나타난다. 그동안 ESG, 공급망, 디지털, 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규제가 도입됐지만, 최근에는 기업 부담을 완화하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일부 규제를 조정하거나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이 규제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보다 규제 자체보다 규제와 산업 경쟁력 간의 균형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주목할 만한 변화는 기업의 문서나 보고 의무를 넘어 데이터와 시스템 자체를 관리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종이 문서(Hard Copy)를 중심으로 업무와 증빙을 관리했다면, 최근에는 전자적 데이터와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관리 체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자세금계산서(E-Invoice)
도입이며, 기업의 데이터 처리 절차를 체계적으로 문서화하도록 요구하는 GoBD(전자문서·전자세무문서 보관 규정)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E-Invoice는 ERP 시스템과 직접 연계해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규정 준수를 넘어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변경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규제 대응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최근 유럽의 규제는 개별 신고나 보고 의무를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데이터 관리 체계와 IT 환경 전반의 변화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도 단순한 법규 검토에 그치기보다는 ERP, 데이터 거버넌스, 정보보안 체계 등 기업의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 전반을 함께 점검하며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기업의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정보보안과 데이터 보호 역시 주요 규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 보호와 사이버 보안 관련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으며, 특히 NIS2(Network and Information Security Directive 2)를 통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기업의 책임이 확대되면서 IT 부서뿐만 아니라경영진 차원에서 관리해야 하는 컴플라이언스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독일의 세무 관련 세미나 현장, 주요 고객사인 현대자동차 행사장에서
# 독일 진출, 규제보다 중요한 것은 ‘대응의 방식’
한국 기업들이 유럽, 특히 독일에 진출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규제 자체보다도 규제에 대응하는 방식의 차이다. 한국과 비교하면 모든 상황에 대해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명확하게 제시되기보다는 기업이 원칙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해야 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특히 세무나 컴플라이언스 분야에서 이러한 차이를 자주 경험한다. 단순히 규정을 준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감수할 것인지, 어떤 규제부터 우선적으로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 사업 초기부터 모든 규제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대응하려 하면 오히려 영업활동이나 사업 추진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규제부터 우선 대응하고, 이후 사업의 성장 단계에 맞춰 규제 준수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접근이 보다 현실적이다.
또한 유럽은 전반적으로 의사결정과 행정절차가 한국보다 느린 경우가 많다. 회사 설립, 은행 계좌 개설, 인허가, 채용, 규제 대응 등에서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따라서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는 한국에서의 경험을 기준으로 삼지 않고,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일정을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KPMG 독일의 축구 행사에서 Korea Desk Leader인 Barbara Sillich 파트너와 함께
독일의 수평적 소통 문화,
그리고 K-스피드와 다른 일상
독일은 매우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업무와 회의가 이뤄져요. 파트너와 매니저가 편안한 분위기에서 세부적인 부분까지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고, 여러 도시의 파트너들이 Teams로 온라인 회의를 진행하는 경우도 많아요. 재택근무도 우리나라보다 보편화되어 있어요.
또 한국은 일반적으로 매니저 등 실무진이 일차적인 검토와 판단을 수행한 후 파트너에게 보고하여 승인받는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집니다. 반면 독일에서는 하나의 이슈에 대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논의하고 합의를 거쳐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관련 전문가들의 일정을 조율하여 회의를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신속한 의사결정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합의를 거쳐 의사결정을 내리는 독일의 방식은 한국의 '빠른 실행' 중심 문화와 또 다른 차이를 보여줍니다.
일상에서도 한국과 다른 문화를 체감하고 있어요. 행정 절차가 한국보다 여유롭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처음에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유럽 특유의 여유로운 문화가 분명 장점도 있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오히려 한국의 행정 시스템과 업무 속도가 매우 효율적이라는 점을 새삼 실감하게 됐습니다.
KPMG 독일 프랑크푸르트 Office 전경, 팀 워크숍에서
독일 Korea Desk
Audit, Tax, Deal, 그리고 규제 관련 업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고객과 KPMG 독일 전문가를 연결하고, 양측의 커뮤니케이션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어 소통이 가능한 전문가가 제한적인 분야에서는 고객의 요청이나 이슈를 관련 전문가에게 전달하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요청하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조율하되, 기본적으로는 각 분야의 전문가가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dongiklee1@kp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