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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흔히 아프리카 속담으로 알려진 이 말은 협업의 본질을 간결하게 드러낸다. 그러나 오늘날 현란한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에서 말하는 협업은 더 이상 단순하고 진부한 ‘함께 일하기’가 아니다. 과거의 협업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보완’이었다면, 오늘의 협업은 서로의 무기를 합쳐 시장을 베어버리는 ‘공격적 융합’이다. 이것은 전략 차원에서 보면 돕는 것이 아니라 ‘연결’하여 재구성하는 것이며, 착한 협업에서 ‘전략적 결합’으로의 진화다.

      중요한 것은 내부를 닫지 않는 전략적 투명성(strategic transparency)이다. 서로의 치명적 결핍을 채우기 위한 뛰어난 파트너와의 개방적 결합이 없는 조직은 결국 고립된 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협업은 미덕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집단지성 전략이다. 한마디로 서로 돕지 않으면 망한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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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oss-functional Dynamics 시대

      과거의 비즈니스는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T자형 인재’들이 각자의 칸막이(Silo) 안에서 최선을 다하면 조직은 굴러갔다. 그러나 AI와 초연결이 지배하는 시장에서 이러한 칸막이는 조직의 숨통을 조이는 관(棺)이 되고 있다. AI와 네트워크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협업 능력은 단순한 역량이 아니라 생존 지수다. 이미 업무 지식의 반감기는 2년 이하로 짧아졌고, 10년 전의 베스트 프랙티스는 오늘의 리스크로 변했다. 

      그 결과 최근 글로벌경영 현장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협업은 ‘Cross-functional Dynamics’라는 개념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협업의 진화 단계로 보면, Collaboration 1.0(단순 협업), 2.0(기능 간 통합)이었다면, 3.0은 AI·데이터·사람이 하나의 리듬으로 움직이는 <초동기화 (Hyper-Sync)>의 단계다. 이것은 연결된 시스템 자체가 엔진이 되어 새로운 업(業)을 창출하는 강력한 경쟁구조다.

      특히 탈(脫)전공 시대를 열어젖힌 AI 초기술융합 혁명은 기존의 협업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우선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은 ‘전문가’라 부르지 않고 ‘병목(Bottleneck)’이라 불리고 있다. 이미 자신의 전공을 넘어 타 부서의 언어를 이해하고 연결하는 ‘커넥터(Connector)’들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인재 5.0, 즉 ‘M자형 멀티 스페셜리스트’가 조직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참고로 인재 선발에 가장 까다롭다고 정평이 난 구글은 ‘종합인지능력, 직무 관련 지식, 리더십, 그리고 협업 능력’을 핵심 채용 기준으로 삼고, 협업하지 않는 천재는 뽑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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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se Study: 전략적 결합의 뉴노멀

      (1) 엔비디아 × 폭스콘: AI 팩토리 연합

      2025년 말부터 본격화된 이들의 협업은 단순한 부품공급 관계가아니다. 엔비디아(NVIDIA)는 설계 역량을, 폭스콘(Foxconn)은 제조 데이터와 공장 인프라를 제공해 ‘AI가 AI를 만드는 공장’을 구축했다. 이것은 칩 설계자와 제조 거인이 만나 전통적 제조업의 종말을 선언한 것이다. 이들이 손을 잡는 순간, 협업하지 못한 경쟁사들은 단순 조립 하청업체로 전락하거나 시장에서 증발했다.

      (2) Eli Lilly x AI 스타트업: 신약 가속기의 탄생

      일라이 릴리(Eli Lilly)는 자사의 연구 독점을 풀고, 글로벌 AI 바이오 스타트업들과 협력해 후보물질 발굴에 필요한 시간을 1/10로단축했다. 이는 단순한 파트너십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상호 동기화를 실현한 전략적 결합이었다. 닫힌 연구소는 뒤처졌고, 열린 생태계만이 시장을 주도했다. 


      21세기 진정한 초협업 Collaboration 3.0은 KPMG와 같은 초우량 기업문화의 양대 축인 완벽한 품질(Quality)을 갖춘 독립체들이 신뢰(Trust)를 기반으로 자발적 동기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이다. 최종 시너지의 핵심 원료인 다양성을 채굴하는 최적의 방정식은 나이ㆍ문화ㆍ학문을 섞는 것이다.

      따라서 AI 시대, 우리가 해나가야 할 방향은 과감한 ‘개방’과 ‘연결’이다. 우선 각자의 ‘전문성은 높이고, 담장은 낮추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나 결국 가장 큰 문제의 칸막이는 바로 자신의 마음의 칸막이가 아닐 수 없다. 지금 당신의 조직은 서로를 돕고 있는가, 아니면 서로를 가로막고 있는가?



      저자 소개
      AUTHOR
      이동규 교수
      칼럼니스트 · 베스트셀러 저자
      인기 칼럼니스트(조선일보·헤럴드경제 / 국제 PEN클럽 정회원) 및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초대형 교보〈광화문글판〉선정 작가이다. 현재 서울벤처대학원 초빙교수,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고문, 대통령 직속 민주평통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유니크한 언어의 쇼츠, 「두줄칼럼」은 인문·경영의 융복합 구성으로 AI 시대 인간만의 생각 품질을 높이고 영감을 주는 지적 아포리즘 결정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