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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직장인 심리 트렌드

      새해가 밝았다. 2025년은 AI를 비롯한 신기술이 일상과 업무 전반에 본격적으로 활용된 해였다. 2026년 역시 다양한 신기술의 등장과 함께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직장인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해야 할까? 전문 심리상담가의 이야기를 통해 그 해답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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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우리는 단순히 업무 방식이 달라지는 것을 넘어 ‘나’라는 존재를 정의하는 방식 자체가 재편되는 심리적 변곡점에 서 있다. 국제 조직심리학계와 경영학계가 주목하는 2025~2026년 연구 주제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경계의 해체’와 ‘자원의 보존’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자신의 심리적 자본을 지키기 위해,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세 가지 흐름을 짚어본다.

      우리는 AI와 함께 일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이제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의사결정을 함께 수행하는 협업 파트너, 즉 ‘Human-AI Teaming’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변화는 업무 효율의 문제를 넘어, ‘업무적 능력’과 ‘전문가로서의 나’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실존적 질문을 던진다.

      많은 직장인이 경험하는 ‘AI 정체성 위협(AI Identity Threat)’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나보다 더 정확하고 빠른 AI가 존재한다면, 나의 직업적 능력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단순한 직무 불안을 넘어 자존감의 흔들림과 존재론적 불안을 야기한다. 이는 기술 변화 그 자체보다도, 끊임없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비롯된 테크노 스트레스(Techno-stress)의 핵심 동인이다.


      두 번째 흐름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점점 더 강력해지는 ‘마이크로 스트레스(Micro-stress)’의 확산이다. 과거의 번아웃이 대형 프로젝트나 과중한 업무량 같은 ‘큰 사건’에서 비롯되었다면, 이제 우리의 에너지를 소진시키는 주범은 작고 사소하지만 끊임없이 반복되는 자극들이다. 쏟아지는 메신저 알림, 협업 과정에서의 미묘한 불통, 부정확한 AI의 피드백은 모두 우리의 인지 자원(Cognitive Resource)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마치 스마트폰에서 배경 앱들이 눈에 띄지 않게 배터리를 소모하듯, 우리는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정신적 에너지를 잃어간다.

      세 번째 변화는 ‘직무(Job)’라는 개념 자체의 흔들림이다. 전통적인 직무기술서가 의미를 잃고, 프로젝트 단위로 필요한 스킬을 조합하는 ‘스킬 중심 조직(Skills-Based Organization)’으로의 전환은 유연성을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심리적 부담을 낳는다. 고정된 역할이 사라질수록 우리는 쉽게 역할 모호성을 경험하고, “나는 조직에서 어떤 사람인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소속감의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인간은 본래 경계와 틀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존재이기에, 이러한 구조의 해체는 근원적인 불안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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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우리는 직함이 아니라 나만의 ‘스킬 포트폴리오’로 자신을 설명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연 단위 평가에 기대기보다,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주어지는 온디맨드 피드백(On-demand Feedback)을 통해 자신의 성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태도가 중요해진다. 유동적인 환경 속에서도 자아 효능감을 유지하려면, 외부의 고정된 틀보다 스스로 축적해 온 역량의 흐름을 내적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그것이 경계가 사라진 시대에 중심을 잡는 방법이다.

      이 모든 변화 속에서, 2026년을 살아가는 직장인에게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키워드는 ‘본질과 평온’일지 모른다. 정보 과잉과 불확실성이라는 거대한 소음 속에서,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선별하고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는 연습.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려 애쓰기보다, 자신의 에너지가 가장 빛날 수 있는 본질적인 영역에 집중하려는 시도. 이러한 태도가 AI 시대에 인간이 중심을 유지하며 전문가로서의 지속 가능한 성취를 이루는 하나의 가능한 방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Profile
      설진미 삼정KPMG 전임 심리상담사

      성균관대학교에서 임상심리학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고려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임상심리 레지던트 과정을 마쳤으며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임상심리실에서 슈퍼바이저로 경력을 쌓았다.
      현재는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10년간 일하며 심리상담, 조직컨설팅, 강좌 및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형 표준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 개발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조직에 속한 직장인들을 만나 삶의 불안과 고통, 갈등을 성찰하고 성장을 모색해 왔으며, 조직문화를 보다 ‘건강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