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Reader

기업의 ESG 경영은 기존의 Compliance 대응 중심에서 벗어나 재무 성과를 제고하는 관점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과거에는 규제 준수 및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ESG 경영을 해왔지만 향후에는 지속가능전략으로서 기업의 사업 전략에 내재화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존에 ESG는 비재무성과로 간주되어 왔고, 경제성에 대한 고려 없이 추진되어 왔지만 향후에는 ROI 관점에서 경제성을 고려하여 핵심 영역에 집중하지 못하면 지속가능한 ESG 전략 추진이 어렵다. 또한, 그동안 ESG는 회사를 홍보하는 하나의 PR 요소로서 커뮤니케이션 되어 왔지만 앞으로는 ESG 정보공시 의무화 도입에 따라 IR 중심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ESG 추진 체계도 그동안은 전사 전략과 분리된 형태로 운영되어 왔지만 향후에는 급변하는 ESG 외부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전사 전략 수준의 지속가능전략 실행 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ESG 경영을 통해 기업의 재무성과를 제고하려는 접근 방법은 사실 완전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ESG 이슈가 Business 및 재무 성과와 직결되어 왔던 Oil & Gas 산업에서는 이미 이러한 노력들이 다방면으로 이뤄져 왔다. 스페인의 Enel은 기후 위험 및 기회로 인한 사업 영향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EBITDA에 미치는 영향을 Range 형태로 공시해 왔으며, 영국의 BP는 기후변화로 인해 EBITDA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해 왔다. 또한 영국의 Shell은 시나리오에 따른 기후 위험·기회의 재무 영향을 인식하여 재무제표에 반영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개선 전략과 투자 계획을 수립해왔다.

ESG 경영을 통한 재무 성과 제고는 최근 KSSB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 공시 규제에서도 요구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SG 경영 개선을 통해 기업에 유의미한 재무성과 개선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크게 3단계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우선 1단계로 기업의 재무(EBITDA)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ESG 위험·기회 요인들을 식별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ESG 위험·기회 요인 중, EBITDA ·현금흐름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이슈를 중대성 평가와 연계하여 식별하고, 재무적 파급효과 기반 우선순위화하고, 파급효과가 큰 핵심 ESG 위험·기회 요인들의 재무적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음은 2단계로 1단계에서 도출한 핵심 ESG 위험·기회 요인별로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대응 전략 수립 시, 경제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응 전략 옵션들을 비교·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 3단계는 재무성과 중심으로 성과관리 체계 재설계하는 것이다. 기존의 ESG 성과관리 체계는 대부분 ESG 실행과제의 이행률을 중심으로 관리되어 왔는데, 앞으로는 ESG 전략 이행을 통해 결과적으로 재무 성과에 기여한 정도를 평가하는 KPI 체계로 전환되어야 한다.

‘ESG = 기업가치’라는 표현은 그동안 ESG 업계에 풀리지 않는 명제였다. ‘ESG가 기업 가치에 진짜 영향을 미치는가?’ ‘기업가치가 높은 기업이 ESG 활동을 열심히 한 결과 아닌가?’ 하는 인과관계의 혼동 속에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3단계 체계를 확립하면 ESG 경영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가 개선되는 성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최근 불확실하고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ESG가 기업의 재무성과에 도움이 되고 궁극적으로 기업가치를 개선하는 데 기여하는 진정한 의미의 지속가능경영전략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본격적인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