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최고의 자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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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는 데 있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업무가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라고 대답한다. <능력보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돼라>는 항목이 대기업 고위 임원들이 말하는 사회생활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방법 상위에 꼽히는 이유다.

# 콜드 리더(Cold Reader)

실제로 조직 통증 원인의 대부분은 시스템적인 것이 아니라 주로 소통(疎通)의 문제다. 우리 말에선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고 한다. 따라서 말을 잘하고 못하고는 핵심은 아니다. 소통에서 빚어지는 문제의 대부분은 내용이라기보다는 말하는 태도(말투, 어감, 음성 등)에 기인한다. 결국 내용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전달하느냐 하는 것이 특히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부부싸움의 대부분도 말 싸움이고 보면, 사실 말 공부가 제일 필요한 공부다. 이와 관련하여 비즈니스 협상이나 프리젠테이션 현장에서 처음 보는 상대의 심리나 성향을 빠르게 간파하고 공감하는 전문가를 가리켜 ‘콜드 리더(Cold Reader)’라고 한다. 이들의 특징은 언어구사는 물론 진정성도 겸비하여 뛰어난 설득 능력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러한 콜드 리딩은 비언어 정보, 포괄적 질문 등으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 내 속을 어떻게 알았지?”라는 느낌을 받게 하는 기술로 사전에 정보를 미리 수집한 다음 활용하는 ‘핫 리딩(Hot Reading)’과 구별된다.

참고로 협상과 설득의 고수들 사이에 잘 알려진 ‘프렙(PREP)’ 이론 을 소개한다.

•Point(강조): 짧고 명료한 결론

•Reason(이유): ‘왜냐하면’을 통한 근거 제시

•Example(예시): 사례

•Point(강조): 결론의 반복

즉, 대화 가장 첫 부분에 짧고 명료한 결론을 배치한 뒤 곧바로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실제 이를 뒷 받침할 만한 사례를 제시해 상대방의 신뢰를 얻는다. 마지막으로 처음 말한 결론을 다시 반복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명확히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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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과 글의 차이

라틴어 속담에 “말은 날아가고, 글은 남는다(Verba volant, scripta manent)”라고 했다. 일단 누구나 말을 잘하고 싶어한다. 말 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글 쓰는 것이다. 말도 잘하고 글도 잘 쓰면 얼마나 좋을까? 우선 두 가지 중에 한가지라도 잘하는 게 중요하다. 말은 청산유수인데 글은 엄청 못 쓰고, 말은 그다지 잘 못해도 글은 일필휘 지인 사람도 있는데 이건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그것은 회로 구조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말이 된다고 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글은 피를 잉크로 찍어 쓰는 일이고, 말은 내 영혼을 전달하는 기술이다.

동양학 최고봉 노자 또한 말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그로 인한 오류를 경계했다. 그는 <도덕경>에서 ‘知者不言 言者不知(지자불언 언자부지)’, 즉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라고 역설했다. 참으로 아는 사람은 자신이 아는 것을 말로 드러 내지 않는 법이기 때문이다. 언어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또한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인들은 어려서부터 “패가망신하는 원인의 80%가 신중하지 못한 말 때문이다”라고 가르친다. 성경에서도 “미련한 자는 그 입으로 망한다”고 쓰여 있다. 말 값이 떨어지면 자신의 인격도 바닥으로 추락한다.

# 4가지 타입의 인간

한편 대화 방식을 기준으로 나눠보면 크게 4가지 타입의 사람들이 있다.

첫째,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기분 나쁘게 하는 유형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뭐하나 되는 것이 있을 리 없다.

둘째, 말도 안 되는 것을 기분 좋게 말하는 유형이다. 주로 간신이나 혈액형이 ABU형인 사람들이다.

셋째,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유형은 옳은 이야기를 기분 나쁘게 하는 유형이다. 특히 문제는 지식인 계층 또는 사회지도급 인사들이 여기에 해당되는 수가 많다는 점이다. 오죽하면 사회지도층이란 사회의 지도가 필요한 계층이란 말이 나오겠는가.

마지막으로 필자가 살면서 밝혀낸 대화의 황금 법칙은 의외로 단순하다. 그것은 한마디로 “옳은 말을 기분 좋게 하라”는 것이다. 우리가 평생 배우는 것이 결국 듣고, 말하고, 쓰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한다면,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제대로 전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인생 최고의 자격증>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옳은 말을 기분 좋게 할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의 영향력은 유명한 교회 목사님 부럽지 않은 강력한 파워를 갖게 될 것이다.

국내 저명한 칼럼니스트(조선일보, 헤럴드경제, 국제 PEN클럽 정회원)이자 베스트셀러『생각의 차이가 일류를 만든다』 저자이다. 기타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고문 및 민주평통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줄칼럼>은 삶과 일에 대한 근본원리를 비롯하여 경영 각 분야에 대한 인사이트, 아이디어 및 최신 트렌드 등을 언어의 쇼츠 형식으로 풀어낸 독창적인 초미니칼럼이다. 내용은 주로 인문ㆍ경영의 융복합 구성이며, AI 시대 인간만의 생각 품질을 높이고 영감을 주는 지적 아포리즘 결정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