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글로벌 금융 시장을 흔들다 - Part 1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테마로 부상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친가상자산 정책을 표방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7월 18일, 디지털자산의 일종인 스테이블코인을 규율하는 미국 최초의 연방법 ‘지니어스법(GENIUS Act)’에 최종 서명하면서 글로벌 디지털자산 및 금융시장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했다. 이에 따라 ‘Emerging Trends’는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디지털자산 시장의 흐름을 분석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시리즈를 준비했다. 총 세 편으로 구성된 이번 시리즈의 첫 번째 편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개념과 주요 특징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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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민간사업자 발행·준비금 통해 안정적 가치 유지…달러 코인이 전 세계 90%

스테이블코인은 민간사업자가 발행하되, 특정 자산과 연동해 안정적(stable)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디지털자산으로 가격 안정성으로 인해 거래수단으로의 활용도가 높다. 2022년 가격 급락을 경험했던 알고리즘형 테라(Terra)와 달리, 최근 활용되는 것은 테라의 USDT와 서클의 USDC 등 달러에 연동된 법정화폐 담보형이다.

이는 현금, 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해 가격 유지와 사용자 요청 시 상환하는 메커니즘을 표방한다. 토큰추적 플랫폼 rwa에 따르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2025년 7월 17일 기준)은 2,444억 달러로 이 중 90%가 달러 기반이다. ‘1코인=1달러’라는 인식으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 담보자산 보유와 구성에 따라 시장의 신뢰가 좌우된다.

이에 미국 지니어스법(GENIUS Act, 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 of 2025)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자 자격, 발행량 100%의 준비금 유지와 고유동성 자산 구성, 월별 준비자산 확인보고서 발행과 회계법인의 검사 등 달러 스테이블코인 신뢰의 핵심 요소를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美, 국채 수요 확대와 달러 패권 유지 위해 스테이블코인에 주목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주목하는 주된 이유는 미국 국채에 대한 새로운 수요 창출과 달러 패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2024년 회계연도 기준 미국 연방 재정적자 규모는 1조 8,300억 달러에 육박하기에 적자 국채 발행과 이자비용 증가가 불가피하고, 중국 등의 미국 국채 수요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준비자산으로 미국 국채를 보유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새로운 수요처가 될 수 있다.

이미 2025년 2분기 기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는 1,820억 달러로 전 세계 미국 국채 보유량 순위가 17위에 달한다. 한편 지니어스법 통과 등을 통해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달러’로 공식화되면서 달러의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아르헨티나, 터키 등 자국 통화가치가 불안정한 신흥국 등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달러 보유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더군다나 스테이블코인은 전통적인 은행망·SWIFT보다 더 저렴하고 빠르게 전 세계 어디에서나 달러 기반 거래를 가능하게 하면서 글로벌 결제망과 디지털금융 환경에서 달러의 주도권 유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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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rwa.xyz, 삼정KPMG 경제연구원 재구성

글로벌 금융사·핀테크·빅테크 등 스테이블코인의 영역 확대와 사업 적극적 모색

스테이블코인은 초기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지급수단이자 디지털자산 투자의 관문(Gateway) 역할이었으나, 최근 들어 금융사, 빅테크사 및 핀테크 기업 등이 일상적 거래에서 기존 결제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용을 시도하고 있다.

JP모건 체이스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 주요 은행들은 컨소시엄을 결성하여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 중이다. 결제분야 글로벌 선도기업 스트라이프(Stripe)는 2024년 10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브릿지(Bridge) 인수 후 100개국 이상의 고객 대상 USDC와 브릿지의 USDB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하는 계좌를 2025년 5월 출시했다. 애플은 애플페이와 애플 월렛에 주요 스테이블코인 결제 및 송금 기능을 공시적으로 탑재했다.

과거 리브라(Libra) 프로젝트 실패 경험이 있는 메타는 USDT나 USDC 등 주요 스테이블코인을 여러 플랫폼에서 동시에 지원하는 멀티토큰 전략으로 이를 크리에이터 보상 지급이나 국가 간 송금서비스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아마존과 월마트 등은 수수료 비용 절감과 고객 락인 효과를 위해 자체·컨소시엄 형태 스테이블코인 발행 등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홍콩 레돗페이(RedotPay)는 신원인증(Know Your Customer)만 하면 신용도와 상관없이 가상카드를 발급받아 스테이블코인 등을 충전하고, 애플페이나 구글페이에 등록 후 모든 비자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론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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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TBAC(2025.4.30) “Digital Money” p.4 참고, 삼정KPMG 경제연구원 재구성

韓,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활용 위해 균형적·안정적 제도 기반한 사업자의 다양한 비즈니스 개발 필요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 신정부에서도 ‘디지털자산기본법안’ 등이 발의되어 디지털자산 업권 전반의 규제를 정비하는 한편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기자본 등을 요건으로 인가제 방식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유통 등을 본격적으로 검토 중이다. 가상자산거래소·은행·증권사·빅테크·핀테크 등 다양한 주체들 역시 스테이블코인 사업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다. 

이와 더불어 스테이블코인 관련 신뢰 훼손이 가져올 수 있는 코인런 사태, 기술적 취약성 및 자금 세탁 가능성, 외환 및 자본 유출의 위험, 통화정책의 유효성과 금융안정성 저해 등 다양한 우려 역시 제기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글로벌 확장성과 네트워크의 한계성, 현실적 활용처의 제약 등으로 수요가 제한적이라는 지적 역시 있다. 

그러나 과거 국가 주도 금융 패권이 민간 플랫폼과 네트워크 중심으로 이동하며 이들이 가진 데이터와 결합한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자산 시장과 결제 인프라 등을 통해 미래 경제를 뒷받침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미래 지향적인 접근 방식으로 신뢰를 보장할 수 있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위한 법적 토대가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금융 안정성 등을 고려한 명확한 법적·제도적 환경 아래 자본금과 기술력, 내부통제 시스템 등을 갖춘 국내 기업에게도 혁신과 성장의 기회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국내 기업 역시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국내외 사용자에 차별된 소비자 가치를 제공하며 확장성을 갖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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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연구원 · 김규림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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