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직업의 미래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들이 존재한다. 최강 미국의 경우, 직업의 수는 3만 개에 달한다고 한다. 과거 대장장이(Blacksmith)는 가장 흔한 직업 가운데 하나였다. 여기서 유래한 스미스(Smith)는 영어권에서 가장 흔한 성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 존재했던 대장장이들은 불과 1세기 만에 그 산업 전체가 완전히 사라졌다. 특히 AI 초융합경제 시대엔 AI Creator, Prompt Engineer, Data Scientist 등 예전에는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직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런 급격한 변화 속에서 최근 MS가 단행한 대규모 해고(S/W 개발자 40% 포함)는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 에이전트 경제(Agent Economy)가 뜬다
바야흐로 인공지능(AI)이 머리를 대신하고, 로봇이 손발을 대신하는 시대가 코앞에 다가서고 있다. 과거 산업혁명 당시 육체 노동자가 기계에 느꼈을 정도를 뛰어넘는 전혀 새로운 공포다. 산업화 시대를 이끌어온 기존 전문가 계층의 해체도 거론되고 있다. 국내 변호사들의 경우, 고객의 소장과 변론서를 척척 써주고 있음을 직접 본 후 파랗게 질려버렸다. 더불어 최근 ‘직업별 AI 노출지수’에 근거한 AI로 대체되기 쉬운 직업 분석에 따르면 1위에 의사가 올랐다고 하는데, 의대 광풍인 한국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향후 고도의 스킬이 요구되는 일은 AI로 점점 이관될 것이나 종국엔 ‘AI와 인간의 협업’에 관한 다양한 방식이 개발되어질 것이다. 결국 AI는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하기보다는 증폭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며, 인간이 힘든 노동에서 해방되는 훨씬 더 밝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사료된다. 궁극적으로 AI 혁명은 미래 직업 선택 기준을 ‘대체 위험성’과 ‘AI와의 시너지’로 전환시키고, 평생학습과 기술 적응력을 필수 요소로 만들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수년 내 인간 수준의 인공일반지능(AGI)의 보편화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24시간 불평 없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의 도입으로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른바 플랫폼 경제가 지고 ‘에이전트 경제’가 뜬다는 거다.
# 직업의 색깔
평범한 직장인들에겐 “과연 내 직업은 안전할까” 또는 “나는 과연 지속가능한가” 등등 두렵고 거북한 질문들이 겁 없이 달려들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먼저 피해를 입는 계층은 블루칼러보다는 화이트칼러라는 점이다. 이는 육체가 없는 인공지능의 근본적 한계 때문이다. “이제 행복은 수공예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결과 세계적으로는 고임금의 블루칼라 열풍이다. 외신에선 ‘블루칼라 보난자’, ‘공구 벨트(Tool Belt) 세대’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그러나 블루칼러 또한 챗GPT가 장착된 휴머노이드가 등장함에 따라 상당부분 대체될 전망이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지구상 인구보다 더 많은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2026년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는 1만 대의 휴머노이드가 대량 생산되기 시작될 예정이다. 동시에 로보칼립스(Robocalypse)의 재앙이 닥칠 거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정신을 다루는 분야는 거의 대체 불가능이다. 하긴 설교하는 로봇목사, 목탁 치는 로봇스님은 영 아니긴 하다.
따라서 향후엔 인간만이 가진 감성적 영토인 사교성, 소통력, 친화력 같은 소프트 스킬(Soft Skill)의 가치가 크게 주목받게 될 것이다. 이미 골드, 브라운, 그레이, 핑크 등 별의별 색깔의 직업군이 등장하고 있다. 결국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어야 살아남는 아찔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AI시대 인간의 길〉, 이것은 최근 내한한 이스라엘의 지성 유발 하라리(Yuval N. Harari)의 강연 제목이다. 여기서 그는 AI 혁명이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의 의사결정과 사회적 대화의 주도권까지 알고리즘에 넘겨주는 전환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AI 시대에 인간이 나아가야 할 5가지 길로 ①자기 결정권 ②비판적 사고와 창의성 ③윤리적 통제 ④지속적 학습 ⑤인문적 가치를 제시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이 AI라는 도구적 기술에 종속되지 않고 ‘인간다움’을 지키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의 통찰이다.
<두줄칼럼>은 삶과 일에 대한 근본원리를 비롯하여 경영 각 분야에 대한 인사이트, 아이디어 및 최신 트렌드 등을 언어의 쇼츠 형식으로 풀어낸 독창적인 초미니칼럼이다. 내용은 주로 인문ㆍ경영의 융복합 구성이며, AI 시대 인간만의 생각품질을 높이고 영감을 주는 지적 아포리즘 결정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