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의 상장 전략은?
전 세계 시가총액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미국 NYSE·NASDAQ은 기업이 성장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장으로 글로벌 자본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친기업적 정책 기조와 자본시장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이번 호에서는 글로벌 IPO(기업공개) 전문가를 통해 현재 글로벌 및 미국 IPO 시장의 주요 흐름을 살펴보고, 우리 기업들이 미국 자본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확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상장 전략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려 한다.
Q. 최근 글로벌 IPO 시장은 어떤 흐름을 보이고 있나요?
글로벌 IPO 시장은 전반적인 위축세 속에서도, 2024년 하반기 이후 통화 긴축 정책의 완화와 주요국 선거 일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소폭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총 1,31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전년 대비 반등했고, 지역별로는 회복 양상이 상이하게 나타났습니다. 내수 부진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중국·영국 등의 IPO가 위축된 반면 인도 등이 주목받는 가운데,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은 IPO 건수와 조달 규모 모두 전년 대비 증가하며 안정적인 자본 조달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Q. 한국 기업의 미국 IPO 시장 진출은 어떠한가요?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확장 전략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해외 증시에 상장한 한국 기업 중 절반이 미국 시장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994년 포스코홀딩스가 국내 최초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이래, 2024년까지 총 56개 국내 기업이 해외 증시에 상장했으며, 이 중 25개사(45%)가 미국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대표적으로 2021년 쿠팡이 NYSE에 상장하며 국내 벤처·스타트업 기업의 글로벌 진출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고, 2024년 6월에는 웹툰엔터테인먼트가 NASDAQ에 상장했습니다. 이어 올해 케이웨이브 미디어는 K-콘텐츠의 저력을 토대로 SPAC(기업인수목적회사)방식으로 NASDAQ에 입성해 5월 14일 정식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미국 자본시장은 외국 기업에도 개방적일 뿐 아니라, 상장 이후 추가 자금 조달 및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유리해 한국 기업들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래 성장 가능성을 중시하는 미국 IPO 시장의 특성상 기술 기반의 성장형 기업에게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NYSE와 NASDAQ의 신규 상장 기업 중 외국 기업 비중은 각각 25%로, 영국(4.7%), 홍콩(6.9%), 일본(0.2%) 등 주요 시장을 크게 앞질렀습니다. 또한 S&P500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4.8배로, 한국(0.92배)이나 일본(1.41배)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을 기록해 자금 조달 면에서도 미국 시장이 매력적인 선택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Q. 미국 IPO를 준비 중인 기업들은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요?
미국 자본시장은 현재의 매출보다 미래 성장성을 더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미국 거래소는 IPO 시 과거의 매출 규모나 수익성 외 유연한 기준을 통해 상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주당순이익 등 현재 실적이 낮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테크 및 생명과학 기업들이 꾸준히 상장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시장은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엄격한 상장 요건과 유지 기준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회계기준 전환(US GAAP 또는 IASB(국제회계기준위원회)-IFRS), ▲미국 상장사회계감독위원회(PCAOB) 기준 감사, ▲자금조달 목적 및 규모에 따른 구조 설계, ▲세무 이슈 대응, ▲중장기 비즈니스 모델 수립 등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입니다.
현재 미국에 상장된 국내 기업 25개사 중 약 60%만이 상장을 유지하고 있어,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임을 시사합니다. 최근에는 ADR 방식뿐만 아니라 직상장, SPAC 상장 등 다양한 경로가 활용되고 있어 각 기업의 상황에 맞춘 회계 및 세무 전략 수립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IPO는 단기적인 자금 조달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선택입니다. 각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성장 단계에 따라 상장 방식, 시기, 시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변화하는 미국의 자본시장 정책 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글로벌 투자자 눈높이에 맞는 상장 유지 전략 등도 수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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