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eXtended Reality, 확장현실) 산업은 초기 시장의 기대와 정체기를 지나, 최근 AI 기술 혁신과 빅테크의 투자, B2B 시장 확대에 힘입어 다시 성장 모멘텀을 얻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XR 시대의 도래를 이끄는 핵심 요인과 산업별 XR 활용 사례를 살펴보고, 기업의 대응 전략을 제시한다.
빅테크 기업의 지속적인 투자와 XR 생태계 발전 가속화하는 AI 기술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투자를 통해 XR 생태계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구글은 2025년 1월 대만의 스마트 디바이스 업체 HTC 그룹의 XR 솔루션 사업부를 인수하며 기술력 강화에 나섰다. 애플은 2023년 6월 AR 헤드셋 개발기업 미라(Mira)를 인수하며 하드웨어 경쟁력을 높였다.
빅테크 기업은 이와 같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차세대 XR 디바이스와 전용 운영체제(OS)를 공개하며 XR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은 2024년 12월 삼성전자, 퀄컴과 협력해 개발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공개했으며, 삼성전자는 2025년 1월 이를 탑재한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을 선보였다. 소니 또한 CES 2025에서 3D 콘텐츠 제작 특화 XR 디바이스 ‘XYN 헤드셋’을 발표하며 XR 생태계 확장에 동참했다.
XR 생태계 발전을 이끄는 또 다른 핵심 요소는 AI(인공지능)다. AI는 IT 인프라, 반도체, 센서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XR 디바이스의 성능을 높이는 한편, AI 에이전트를 통해 사용자와 XR 환경 간의 상호작용을 더욱 자연스럽게 만든다. 메타(舊 페이스북)는 2024년 9월, AI 에이전트 ‘메타(Meta) AI’를 탑재한 스마트글라스 ‘오라이언(Orion)’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사용자 행동에 반응하고 AI 비서 역할을 수행하는 차세대 컴퓨팅 디바이스로 주목받았다. AI는 XR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도 3D 모델링, 애니메이션, 실시간 렌더링 등을 자동화하거나 최적화해 전반적인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예컨대 엔비디아의 GET3D와 오픈AI의 Shap-E는 텍스트 입력만으로 3D 모델을 생성하며, 키네틱스(Kinetix), 케이딤(Kaedim) 등 여러 스타트업은 AI 기반 3D 모델링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작 효율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소비자 시장에서 산업 현장까지, XR 적용 산업 범위의 확장
이처럼 XR 기술의 고도화에 따라 활용 범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기존 게임이나 미디어·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유통·소비재, 교육, 헬스케어, 모빌리티, 항공우주· 방위 등 다양한 산업에서 XR의 활용 사례가 늘어나는 중이다.
특히 모빌리티 산업에서는 최근 UAM(도심항공모빌리티),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등의 미래형 모빌리티로의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XR 기술 활용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스마트 모빌리티 설계, 확장된 HUD( 헤드업디스플레이) 시스템, 가상 운전 시뮬레이션 등에 XR이 접목되며 향후 모빌리티 산업 내 XR 기술의 시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헬스케어 산업에서도 XR은 의료진의 가상훈련부터 환자의 불안·고통 경감, 웰니스에 이르기까지 넓은 범위에 걸쳐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2023년 메타가 인수한 미국 피트니스 스타트업 위드인(Within)의 VR 기반 피트니스 콘텐츠 ‘슈퍼내추럴(Supernatural)’은 유명 운동 코치나 연예인의 VR 운동 클래스를 제공하고, 지인과 운동 결과를 공유하는 소셜 기능 또한 지원한다.
출처: 삼정KPMG 경제연구원
XR 시대를 대비한 기업의 전략은?
본격적인 XR 시대를 앞두며 기업은 기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사전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우선 XR 도입을 고려하는 기업은 자사 사업 모델에 적합한 XR적용 분야를 선별하고, 생산성과 고객 경험을 동시에 높일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제조업은 XR 기반 설계·유지보수로 비용을 절감하고, 유통업은 가상 쇼핑 환경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 계획, 장기적인 기술 투자 전략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XR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은 산업별 니즈를 면밀히 분석하고, 고객 맞춤형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 또한 제조 공정의 효율화, 타 산업과의 전략적 제휴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차별화된 XR 콘텐츠 확보가 핵심이다. 아무리 하드웨어가 진화해도 현실 경험을 뛰어넘는 몰입 요소가 없다면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어렵다. 따라서 기업은 고품질 3D 시뮬레이션, 몰입형 메타버스, 인터랙티브 콘텐츠 등 XR의 강점을 살린 콘텐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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