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와 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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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몰고 온 AI 초광풍에 개인, 조직 모두 엄청난 충격을 받고 있다. AI Creator, Prompt Engineer와 같은 신직업군도 속속 출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것이 왔다”라면서도 그 놀라운 변화 속도에 깔려 죽을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마치 지구적 생명체의 대폭발이 일어났던 캄브리아기를 연상시키는 형국이다.

# 낯선 것들을 연결하라

바야흐로 시대는 경영학적 벤치마킹 시대를 지나,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거쳐 초연결(super-connectivity) 시대로 질주하고 있다. 최근의 AI 대혁명은 이런 흐름에 불을 지르고 있다.

‘낯선 것들의 연결’이란 시대적 화두가 가장 빛을 발하고 있는 이유다. 이런 흐름에 맞물려 스티브 잡스가 강조했다는 ‘훔친다(steal)’는 의미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극적으로 표현하자면 ‘좋은 도둑’이 되어라는 이야기다. 여기서 ‘Steal’은 야구에서만 쓰는 말이 아니다. 콜럼비아대 윌리엄 더건 교수는 그 의미를 ‘타인에게서 가져온 아이디어의 결합'이라고 해석했다. 이 세상에 널려 있는 지식과 정보를 연결ㆍ융합시켜 적극 내 것으로 만들되, 절대 흉내 내기는 안 된다는 고도의 주문이었으리라. 궁극적으로는 세상을 보는 자신만의 차별적 안목을 가져야 함을 의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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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수와 고수

“하수는 베끼고(copy), 고수는 훔친다(steal).” 원래 파블로 피카소가 한 이 말은 스티브 잡스가 평소 직원들에게 자주 외쳤다고 해서 유명해진 말이다. 그가 옥상에 해적기를 걸어놓고 "해군보다 해적이 되어라"고 했다는 일화도 같은 차원이다.

알고 보면 현대미술의 새로운 문을 열어 제쳤다는 피카소야 말로 당시엔 엄청난 파격이었지만 세잔, 앵그르, 마티스 등 그 시대를 훔친 결과다. 그 결과 탄생한 문제작이 바로 큐비즘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되는 <아비뇽의 처녀들>이다. 이른바 “독창성이란 현명한 모방에 불과하다”는 볼테르의 말을 입증한 셈이다. 토마스 에디슨 또한 “산업에서는 누구나 남의 것을 훔치기 마련이다. 나 자신도 많은 것을 훔쳤다. 다만 난 어떻게 훔쳐야 하는지 알지만 그들은 모를 뿐이다”라고 고백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살아남는 비책을 생각해 보자. 일단 최고로 영리한 비서가 공짜로 주어진 격이다. 생각하기에 따라선 개인과 조직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첫째, 골치 아픈 논리, 연산, 데이터 분석은 AI에게 맡기고 사람은 자신의 전문 분야에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한다.

둘째, 생각근육을 키우고 '최초의 질문'을 해보라. 이를 위해선 나와 전혀 다른 사람들과의 적극 소통 및 콜라보레이션을 하는게 바람직하다.

셋째, 인간만이 가능한 감성적, 창조적 과제를 찾아 개인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

돌이 없어서 석기시대가 끝난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도약은 늘 그 시대를 해체, 재구성한 사람들에 의해 주도되었다. AI 기술의 대폭발이 벌어지고 있는 작금에는 또 어떤 대도(大盜)가 등장할지 자못 궁금하다.

이 교수는 매우 다양한 경력을 거친 국내 정상급 경영평가 전문가이며, 스타 강사로도 유명하다. 또한 베스트셀러, 『생각의 차이가 일류를 만든다』 저자이자 교보 광화문글판 선정(2022년) 작가이다. 현재 조선일보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두줄칼럼」은 삶과 일에 대한 인사이트, 아이디어 및 최신 트렌드 등을 불과 ‘두줄’로 풀어낸 국내 최초의 독창적인 초미니 칼럼 (부제: Think Audition)이다. 내용은 주로 인문과 경영의 융복합 구성이며, 생각근육을 키우고 마음의 울림을 느끼게 하는 지식과 사색의 아포리즘 결정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