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을 뛰어넘는 글로벌 소비재 기업의 M&A
전 세계적으로 시장 불안정성이 커지며 소비재 M&A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과감하게 M&A에 도전하며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해 나가는 글로벌 기업도 적지 않다. 이번 호에서는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 나선 글로벌 소비재 기업의 M&A 트렌드를 살펴보고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명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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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취향 파편화, 프리미엄화 등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글로벌 소비재 기업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거나 성장 기회가 보이는 곳을 찾아 이동 중이다.

개성 표현의 정점, 니치 향수 쟁탈전

최근 글로벌 패션·뷰티 M&A 시장에서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진 섹터 중 하나는 다름 아닌 ‘니치 향수’다. 향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강한 여운을 남기며, 향수는 스타일 완성의 결정적 1%를 담당하는 아이템으로 꼽힌다. MZ세대 중에는 향기를 통해 자신의 고유 이미지를 알리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희소성 높은 니치 향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은 구매력 있는 소수 소비자를 중심으로 니치 향수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에스티로더는 가격과 대중성 측면에서 접근성이 좋은 조말론을 비롯해 프레데릭말까지 니치 향수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2022년 이탈리아의 톰포드까지 품으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스페인 화장품 기업 푸이그는 기존에 구축해둔 펜할리곤스, 라티잔 파퓨미에르 등 마니아층을 위한 브랜드 라인업에 바이레도까지 추가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 스펙트럼을 폭넓게 확보하는 동시에 브랜드 포트폴리오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증가하는 와인 수요에 와이너리 재편 활발

글로벌 주류 시장에서는 특히 와이너리 관련 딜이 잇달아 성사되며 업계 이목을 끌었다.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고급 와인·샴페인 수요가 증대되면서 중대형 와이너리들은 브랜드 가치가 높은 와이너리를 탐색, M&A에 뛰어들고 있다.

일본 맥주업체 기린을 모기업으로 둔 미국의 디스팅귀시드 빈야드는 2019년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두 와이너리, 마크햄 빈야드(Markham Vineyards)와 텍스트북 빈야드(TEXTBOOK Vineyards) 두 곳을 인수했다.

한편 미국의 폴리 패밀리 와인(Foley Family Wines)은 월트디즈니로부터 실버라도 빈야드(Silverado Vineyards)를 사들였다. 실버라도 빈야드는 고급 와인 브랜드는 물론, 양질의 포도를 꾸준히 생산할 수 있는 최첨단 생산 시설과 D2C(Direct to Consumer)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와이너리로 알려져 있다. 와이너리 간 M&A는 와인 수요가 늘면서 생산력 증대 필요성이 높아진 데다, 특정 포도 품종 혹은 산지에 집중해 전문성을 쌓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위기의 홈퍼니싱업계, M&A로 시장 경쟁력 강화

팬데믹 기간 중 홈코노미 확산으로 수혜를 본 홈퍼니싱·가구업계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핵심 수단 중 하나로 M&A를 고려 중이다. 그 중에서도 하이엔드 가구 업체가 주도하는 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덴마크 프리츠한센을 비롯해 고급 사무용 의자로 유명세를 탄 허먼밀러, 이탈리아의 디자인 홀딩(Design Holding) 등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브랜드·채널·비즈니스 확장 등 저마다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M&A에 나섰기 때문이다.

프리츠한센은 2021년 자국의 스카게락(Skagerak)을 인수하며 실내용 가구를 넘어 아웃도어 퍼니처로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하이엔드 인테리어 디자인업계를 선도하는 디자인홀딩은 루이스폴센 등 아이코닉한 노르딕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춘 가운데, 2021년에는 메누(Menu)·바이라센(by Lassen) 등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산하에 둔 덴마크 디자이너스컴퍼니(Designers Company)를 인수하며 북유럽 디자인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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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재 기업의 성공적 M&A 위한 전략적 고려 사항은?

M&A는 시장 대응력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이지만, 경영 불안정성이 지속된 상황에서 기업이 과감한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M&A를 추진하려는 기업이라면, 오늘날과 같이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단계에서부터 신중한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인플레이션으로 소비 양 극화가 심화되면서 소비 시장 전반에 프리미엄화 등 트렌드 변화가 관찰되고 있다. 기업들은 시장 전반의 분위기와 트렌드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 요소를 사업 포트폴리오에 반영·재정비하며 차별적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이 가능하도록 기회를 주도적으로 찾아야 한다. 한편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기업의 경우, 자사의 본질적 핵심 역량을 파악해야 한다. 따라서 M&A 추진 이전에 새로운 분야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구축해 나갈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적합성(Strategic fit) 평가와 함께 사업 확장성·성장성에 대한 종합적 검토 및 중장기 전략을 구체화해 보는 시도가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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