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는 무엇일까? 영국문화협회 (British Council)가 세계 102개 비영어권 국가 수만 명을 대상으로 70개 단어를 제시하고 가장 좋아하는 단어를 선택하도록 한 결과, 1위는 ‘어머니(Mother)’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감사합니다’라는 말이다.
# 감사(感謝)는 인생의 항체
어원을 보면 ‘감사하다(thank)’와 ‘생각하다(think)’는 그 유래가
같다. 독일어로 보아도 ‘danken(감사하다)’은 ‘denken(생각, 사색하다)’에서 온 것이라 한다. 즉, 감사는 생각하고 헤아려 보라는 것으로 결국 생각하는 사람만이 감사하게 된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의도된 감사라 할지라도 효과가 있다는 점으로 이는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이다.
종교적으로 인용되는 감사의 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는 ‘감사할 것이 없어도 감사하는 것’이라고 한다. “오늘 하루만, 오늘 하루만 더...”를 간절히 외치는 수많은 사람이 병원에 있다. 중환자실에 가보게 되면 당근 느끼게 되는 일이지만, 지금 숨 쉬고 있는 것조차 너무나 감사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감사는 과학적 실체이며, 한마디로 인생의 항체다.
서양 속담 중엔 이런 명언이 있다. “행복은 언제나 감사의 문으로 들어와서 불평의 문으로 나간다.” 세상과 고립되어 있는 감옥과 수도원이 다른 게 있다면 불평하느냐, 감사하느냐의 차이뿐이다. 유태인의 경전 『탈무드』는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배우는 사람이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감사하며 사는 사람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감사할 줄 모르는 자를 벌하는 법은 없지만, 감사할 줄 모르는 삶 자체가 형벌인 셈이다.
# 행복을 여는 대문
실제로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계속 생긴다. 따라서 감사는 세상에서 가장 쉽게 재생되는 에너지이자 만병통치약이다. 한 사람의 인간성 또한 감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판단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행복은 감사와 불가분의 관계다.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가 “감사의 분량이 곧 행복의 분량이다”라고 했듯이, 감사한 만큼 사람은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요컨대,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감사에 정비례한다는 사실을 깊이 새겨 둘 일이다.
또 한 가지, 행복이나 불행의 판단 기준, 즉 행복의 잣대는 각기 다르다는 사실이다. 유럽을 제패했던 나폴레옹 황제는 죽을 때 “내 생애에서 행복한 날은 6일 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눈이 멀어 볼 수 없었고 귀가 먹어 들을 수 없었던 헬렌 켈러는 “내 생애에 행복하지 않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고 말했다.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20세기 최고의 수필로 꼽았던 그녀의 <사흘만 볼 수 있다면(Three days to see)>을 읽어보면 누구나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 인생 최고의 학위
재미있는 이야기 중에 ‘밥사자격증’이란 게 있다. 석·박사보다 더 높은 학위는 ‘밥사’다. 까칠한 세상에서 내가 먼저 따뜻한 밥 한 끼를 사는 마음은 석·박사보다 더 높다는 인생의 학위다. ‘밥사’보다 높은 것은 ‘감사’이고, 감사보다 더 높은 것은 ‘봉사’라고 한다. 그리 보면 인생 최고의 학위는 감사와 봉사인 셈이다.
감사의 위력은 놀라운 수준이다. 실제로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만족도를 조사해본 결과 놀라운 사실이 나타났다. 당연히 금메달리스트가 가장 만족도가 높을 것 같지만, 더 높은 만족도를 느낀 사람은 동메달리스트였다고 한다. 같은 메달리스트라 할지라도 두 사람의 눈물은 그 화학 성분이 다르다. 금메달에 감격이 있다면 동메달에는 감사가 있다. 아마도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다가 살아 돌아온 사람의 심경이리라.
감동을 이기는 것이 감사다.
이 교수는 매우 다양한 경력을 거친 국내 정상급 경영평가 전문가이며, 스타 강사로도 유명하다. 또한 베스트셀러, 『생각의 차이가 일류를 만든다』 저자이자 교보 광화문글판 선정(2022년) 작가이다. 현재 조선일보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두줄칼럼」은 삶과 일에 대한 인사이트, 아이디어 및 최신 트렌드 등을 불과 ‘두줄’로 풀어낸 국내 최초의 독창적인 초미니 칼럼 (부제: Think Audition)이다. 내용은 주로 인문과 경영의 융복합 구성이며, 생각근육을 키우고 마음의 울림을 느끼게 하는 지식과 사색의 아포리즘 결정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