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아는 것만큼 보이고, 보는 것만큼 느낀다고 한다. 뭐 눈에는 뭐 밖에 안 보인다는 말도 있다.
관점(觀點)이란 한마디로 ‘생각의 각도’다. 개념의 정립이 지식이라면, 관점의 전환은 지혜의 경지다. “망치를 든 자에겐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 천재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말이다.
# 발상 vs 전환
발상의 전환이란 말은 하도 자주 들어서 진부해진 말이긴 하다. 발상의 전환은 미대 입시의 실기시험에서 보듯이 첫째는 새로운 생각의 발현, 둘째는 사고의 전환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말이 특별한 천재들의 기상천외한 발상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기본적 상식의 연장선상에서 기존의 관념과 사고를 재구성해보려는 시도로 이루어진다.
<맹자>의 역지사지(易地思之), 입장을 바꾸어 보는 관점의 이동이야말로 발상의 전환의 출발점이다. 이것은 본질과의 결혼이며, 익숙한 것과의 이혼이다.
기존 경영학에서 강조되고 있는 개념 중에 ‛learning’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unlearning process’, 즉 배운 것을 다시 버리는 탈학습(脫學習) 과정, 알았던 것을 역분해하는 과정이 작동해야 비로소 창조적 사고가 쏟아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들은 고정관념에 대한 단호한 거부이자 기존 생각의 물구나무서기이다.
# 관점의 이동
학교 수업이든, 독서든, 타인과의 만남이든 간에 우리가 얻어야 하는 건 결국 다양한 관점(perspective)이다. 르네상스 3대 천재 중 하나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관점은 안내자이자 출입문이다. 관점 없이는 아무것도 잘할 수 없다”라고 당시 예술가들에게 조언했다. 서양에서 창조적 사고를 갖기 위한 훈련 중 가장 강조되어온 것도 바로 관점의 이동이다. 한마디로 하자면, 바라보는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무릇 새로운 역사적 발전의 원동력은 늘 관점의 이동이었다. 역사의 물줄기를 확 바꾼 일대 사건들은 모두 이 방식으로 이루어낸 것이다. 새로운 길을 연 나라는 새 시대의 주인공이 되었다. 개인의 운명이 드라마틱하게 바뀐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다.
자신의 외부를 바라보는 게 관찰(觀察)이라면, 내부를 바라보는 건 성찰(省察)이고, 이 두 가지를 넘나드는 게 통찰(洞察, insight)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하나에만 집착하지 않고, 때론 역설적 시각으로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아 큰 지혜를 깨닫는 것이다. 요컨대, 관점의 전환은 생각의 개안(開眼)이자 새로운 긍정이며, 지혜의 발견이다.
# 생각의 물구나무서기
흥미로운 것은 다른 나라의 세계지도이다. 호주의 경우, 우리들이 보던 세계지도와는 정반대로 호주가 위에 한국은 밑바닥에 그려져 있는 ‘거꾸로 지도’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우리가 세계의 중심이듯이 호주 사람들은 자신들이 중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대한 대륙 국가라 알고 있던 고구려도 이런 식으로 보면 해양 국가로 보인다.
일본 나고야시에 위치한 히가시야마(東山) 동물원은 하루 종일 나무에서 지내지만 땅에 떨어지는 일은 없다는 코알라에서 착안하여 수험생을 대상으로 합격을 기원하는 소위 ‘코알라 부적’을 나눠주는 행사를 기획해서 대박을 터뜨렸다. 과거 심각한 적자 탈출을 위한 돌파구를 찾던 영국항공(BA)이 착안해낸 비즈니스 클래스의 고객 두 사람이 앞뒤로 마주 보는, 일명 ‘거꾸로 가는 비행기’도 좋은 사례다.
사람이란 알고 보면 온갖 주관과 선입견, 편견으로 얼룩진 불합리한 존재다. 따지고 보면 인간들이 모여서 합의해낸 정상(正常)이란 말보다 비정상인 것은 없다. 뭐든지 거꾸로 보는 시각을 길러볼 수많은 필요가 있다. 늘 바라보던 관점을 바꿔야 제대로 볼 수 있고, 정상이라 생각했던 많은 것을 뒤집어 생각해볼 때 정상이 된다.
단, 긍정적으로 부정하라.
“경영자는 반드시 반대로 보는 시각을 길러야 한다.” 넷플릭스 창업자의 말이다.
이 교수는 매우 다양한 경력을 거친 국내 정상급 경영평가 전문가이며, 스타 강사로도 유명하다. 또한 베스트셀러, 『생각의 차이가 일류를 만든다』 저자이자 교보 광화문글판 선정(2022년) 작가이다. 현재 조선일보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두줄칼럼」은 삶과 일에 대한 인사이트, 아이디어 및 최신 트렌드 등을 불과 ‘두줄’로 풀어낸 국내 최초의 독창적인 초미니 칼럼 (부제: Think Audition)이다. 내용은 주로 인문과 경영의 융복합 구성이며, 생각근육을 키우고 마음의 울림을 느끼게 하는 지식과 사색의 아포리즘 결정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