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28 [한국경제]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대체식품과 투자 동향' 보고서 발간
전 세계 대체 단백질 투자금 지난해 99억770만달러로 두 배 증가
자체 기술 개발 및 선제 투자 나선 글로벌 기업 늘어
식물성 육류 등의 소비 증가에 따라 2025년엔 전 세계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 규모가 778억달러(약 95조4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소비자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지속가능한 음식에 대한 관심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정KPMG가 28일 발간한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대체식품과 투자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적 식품에 집중해오던 대기업들이 대체식품 관련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체 단백질 분야에 전문성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전략적 제휴 및 투자를 가속화하면서 사업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2020년부터 M&A 1건당 1억~5억 달러 규모의 중대형 투자가 여럿 진행됨에 따라 투자액도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체 단백질 분야에 대한 글로벌 사모펀드 및 벤처캐피털 투자 추이를 살펴본 결과, 지난해 전 세계 대체 단백질 관련 투자금액은 전년 대비 2배 이상인 99억 7700만 달러였다. 투자 건수는 660건으로 조사됐다.
분야별로는 식물성 단백질과 세포 배양 단백질에 투자가 집중됐다. 2021년 기준 식물성 단백질에 대한 투자는 전체 대체 단백질 투자액의 59%, 세포 배양 단백질은 30%로 나타났다. 발효 단백질 관련 투자도 점차 늘고 있다.
삼정KPMG는 대체식품 및 대체 단백질 분야의 주요 투자 트렌드로 △배양육 △대체 해산물 △발효(Fermentation) 단백질 등을 제시했다.
동물로부터 근육세포를 추출, 세포를 배양하고 증식해 만드는 배양육은 이스라엘의 퓨처미트(Future Meat)와 알레프팜(Aleph Farms), 미국 업사이드푸드(Upside Foods)과 같은 기업이 연구에 나서며 관련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맛과 질감을 구현하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대량생산 시설을 구축하며 상용화 단계에 착수했다. 국내에선 대상, CJ제일제당 등이 지난해 배양육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배양육의 상업화를 위한 연구 개발에 나서며 사업 확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수산업계에서도 지속가능성이 강조되면서 생선, 새우, 랍스터 등을 대신할 대체 해산물이 주목받고 있다. 식물성 육류를 중심으로 대체식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육가공 기업 타이슨푸드(Tyson Foods)는 투자 자회사 타이슨벤처스(Tyson Ventures)를 통해 식물성 해산물 제조업체 뉴웨이브푸드(New Wave Foods)에 2019년부터 여러 차례 투자를 단행했다. 국내 기업인 풀무원도 세포 배양 방식으로 도미, 참치, 방어 등의 해산물을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한 미국 블루날루(BlueNalu)의 시리즈 A 라운드 펀딩에 참여한 바 있다. 세포 배양 해산물의 상용화를 위해 블루날루와 적극 협업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발효 단백질도 떠오르는 대체식품 투자 분야로 꼽힌다. 2021년 발효 관련 투자액은 10억 86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배 가량 늘었다. 미국의 네이처스파인드(Nature’s Fynd)는 미생물 발효 기술을 이용해 크림치즈와 대체육을 생산하는 대표 기업으로, 지난해 소프트뱅크가 주도하는 투자에 국내 기업 SK도 참여한 바 있다. 발효 기술은 응용범위가 광범위해 대체 단백질의 혁신 분야로 꼽히며 향후 발효는 친환경, 건강, 지속가능성 트렌드와 맞물려 미래 먹거리 시장의 핵심기술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보고서는 대체식품으로 식품산업 전반에 대한 생태계 변화가 이뤄지고 대체식품에 대한 소비자 수용도가 계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자체 기술 개발에 나서거나 선제적 투자를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적시에 포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선 대체 단백질 관련 기술 경쟁력 제고가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기업들은 식물성·배양·발효 단백질 등 세부 분야로 분류되는 대체 단백질의 전문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시너지 제고가 가능한 사업으로 확장성·성장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외 기업과의 제휴, 투자·M&A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또 대체식품에 대한 소비자 수용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각종 인증 확보에 힘쓰는 동시에 체계적인 생산 설비를 구축하며 대체식품의 안전성·수용도 수준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 유통·식품 제조·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공동 연구를 통해 소비자 니즈 맞춤형 메뉴 혹은 대체식품 간편식 개발을 추진하며 소비자 접점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천재준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상무는 "대체식품은 동물 사육 없이 혁신 기술로 단백질을 구현하고 농축산업의 탄소배출을 감축해 지속가능한 소비를 실현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서 기대되는 분야"라며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측면에서도 기업이 주목해야 할 분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웰니스, 환경,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 증대로 오는 2040년에는 배양육 및 식물성 육류 등 대체육류 비중이 전체 육류 시장의 절반(60%)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에서도 대규모 식품 기업을 중심으로 식물성 대체육류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대체식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체식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비즈니스 전략을 구체화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