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21 [한국경제]

'배터리 순환경제,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의 부상과 기업의 대응 전략' 보고서 발간
"폐배터리 재활용시장 연평균 33% 성장…미리 대비해야"

 

Samjong KPMG Press release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삼정KPMG가 21일 발간한 '배터리 순환경제,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의 부상과 기업의 대응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40년 573억달러(약 6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부터 연평균 33% 성장할 것이란 예측에 따른 것이다. 이 보고서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폐배터리 규모 증가,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을 예상했다. 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트렌드로 배터리 순환경제가 주목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배터리 순환경제는 폐배터리 내 금속을 추출해 신규 배터리 제조에 활용 또는 판매하거나, 폐배터리를 기존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로 재사용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경제 모델을 말한다.

배터리 재활용은 배터리를 셀 단위에서 분해한 뒤 코발트, 리튬 등 희유금속을 추출해 신규 배터리 제조에 활용 또는 타 산업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원재료 비용을 절감하고 수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배터리 재사용은 배터리 모듈이나 팩을 일부 개조하거나 형태 그대로 '최초 사용 용도 외에 다른 용도'(ESS, UPS 등)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모듈 및 셀을 해체하는 과정이 없어 안전한 데다 추가 비용도 적어 완성차 및 배터리 업체들이 신규 비즈니스 모델로 고려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정책도 점차 수립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2월 '폐기물 처리 지침'(Directive 2006)의 한계를 개선한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했다. EU 시장에서 거래되는 배터리는 주재료의 일정부분을 재활용 원료로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미국은 배터리를 양질의 일자리 창출 유망산업이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핵심수단으로 인식하며 폐배터리 관련 인프라 및 기술개발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중국은 2016년부터 국가 주도의 폐배터리 관련 법안을 마련하는 등 아시아에서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정KPMG는 새롭게 부상하는 폐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기업이 해결해야 할 핵심 이슈로 △비즈니스 모델 수립 △폐배터리 선점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경쟁력 확보를 제시했다.

기업들은 비즈니스 모델 수립 단계에서 기존 역량 레버리지를 핵심으로 유사한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다. 모빌리티 기업의 경우 현대자동차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실증사업을 수행하며 전기차 폐배터리를 ESS로 배치하는 로드맵을 수립했다. 닛산은 스미토모(Sumitomo)와 합작해 전기차 배터리 모듈을 지게차, 골프 카트 등 기계용 배터리로 재제조 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했다. 이차전지 제조기업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자동차, KST 모빌리티와 협업해 배터리를 확보하고 전기차 충전 ESS로 재제조하는 비즈니스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폐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모빌리티 기업들은 소비자와 배터리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구형 배터리를 신형 배터리로 교환해 주거나, 전기차 배터리 리스 정책을 통해 자사 전기차 폐배터리를 확보하고 있다. 이차전지 기업들은 배터리 제조기업 등 다양한 기업들과 리사이클링 협약 및 배터리 재사용 관련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으로 전기차 폐배터리 수거 경로를 다각화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기업들도 전기차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폐배터리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재사용 및 재활용하는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마지막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확보를 위해 모빌리티 기업들은 폐배터리 소재의 회수율을 높이는 기술 개발을 통해 배터리 제조 가격을 낮추고, 궁극적으로는 전기차 생산가격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차전지 기업들은 독자적인 기술개발, 기업인수 등을 통해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확보하고 합작사 설립 등을 통해 생산역량 규모를 키우며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화학 기업들은 재활용 업체, 원자재 기업 등과의 협업을 통해 재활용 기술을 개발하고 안정적으로 배터리 공급을 하겠다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홍민성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상무는 "원재료 가격 증가 및 유치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배터리 순환경제는 원재료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폐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오너쉽 모델을 설계·구축해야 하며 2025년까지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본격 가동 시대를 위한 본격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