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27      [한국경제] 

[한경 CFO Insight]
강승미 삼정KPMG 전자정보통신엔터미디어산업본부 상무

 

최근 국내 게임 산업은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의 포화, 중국을 비롯한 해외 국가의 게임 정책 변화, 기술 및 수요의 변화와 같은 다양한 요인으로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해오던 산업 규모도 ‘숨고르기’ 중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게임 산업의 규모는 2023년 19조 7,900억원으로 집계되며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10.9%)했다. 반면 글로벌 게임 산업 규모는 2023년에도 성장세를 유지해 전년 대비 4.3% 증가한 2,171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2025년까지 4% 대의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게임시장과 글로벌 시장의 성장 속도가 달라진 현재 시점에서 국내 게임 기업들의 비즈니스 전략 재수립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우선적으로 게임 시장의 현주소를 살펴보는 MI(Market Intelligence)가 필요하며, 이에 삼정KPMG는 게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10대 트렌드를 분석했다.

AI(인공지능) · XR(확장현실) 신기술 활용 ··· 서브컬처 · IP(지식재산권) 강화

올해 게임 트렌드 중 가장 먼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AI의 부상이다. 다양한 산업에 AI가 적용되고 있는 가운데 게임 생태계에서도 AI 영역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자체 AI 연구소를 신설하거나 AI 전문 기업에 투자하고, 파트너십을 통해 AI 기술 개발 및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게임 콘셉트 구상에서부터 캐릭터 및 배경 음악 생성 등 게임 제작에 생성형 AI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브컬처 게임, 캐주얼 장르 게임의 흥행 및 IP 확장 사례 또한 이어지고 있다. MMORPG 제작사 또한 서브컬처 게임을 출시하고, 퍼즐 게임과 같은 캐주얼 게임, 방치형 RPG를 선보이는 등 장르 다변화로 이용자 확보에 나섰다.

아울러 게임사들은 자사의 대표 IP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굿즈 스토어를 런칭하는 등 유저들의 몰입도를 강화하는 동시에 대표 IP 게임을 다양한 언어로 글로벌 시장에 출시함으로써 글로벌 팬덤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는 동향을 보인다.

콘솔, PC, 모바일 등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하는 게이머가 실시간으로 교류할 수 있는 크로스 플레이 시장의 확대에도 주목해야 한다. 구글은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크로스 플레이 구현 가능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크로스 플레이 지원 게임을 출시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전년 대비 59% 증가한 69억 달러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스마트 TV에 클라우드 게임 기능을 지원하는 ‘게이밍 허브’가 탑재되고 있고,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영상 스트리밍 기업은 클라우드 게임을 유료 구독자에게 제공하는 등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애플, 메타, 소니 등 글로벌 주요 IT 제조기업의 신규 VR·AR(가상·증강현실) 디바이스 출시와 함께 XR(확장현실)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중이다. 2024년에도 다양한 VR 게임 신작이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XR 기술력 향상으로 더욱 몰입감 높은 게임 환경이 조성되며 XR 게임 시장이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게임 산업의 성장과 함께 국내 e스포츠 시장 규모와 생태계도 확대되고 있으며, e스포츠 대회 및 인프라에 대한 게임 종목사의 투자가 증가했다. e스포츠와 IT, 유통, 자동차, 전자, 금융 등 타 분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협업하며 전반적인 생태계 확장 추세를 보인다.

확률형 아이템 법적 규제 도입 원년 ··· 게임 업계의 수익원 다변화 행보

지속올해부터 도입된 확률형 아이템의 법적 규제는 국내 게임 기업 전략의 향후 방향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2015년부터 업계 자율 규제로 관리되어 오던 확률형 아이템의 경우, 확률 정보공개가 법제화되어 2024년 3월부터 시행되었다. 국내 게임사의 핵심 매출원으로 자리하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법적 규제 도입으로 국내 게임 업계는 수익원 다변화를 위한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공시 시대와 AI의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아 게임업계의 ESG 경영은 고도화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에서 ESG 전담 조직 신설이 2021년 처음 이뤄진 후, 게임업계에서는 사회적 측면(S)의 게임 중독, 청소년 보호와 함께 AI의 윤리적 활용에도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아울러 ESG 정보공시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되며, ESG 정보공시 범위를 확대하려는 게임사들의 움직임이 강화되었다.

글로벌 고투마켓(Go-to-market) 전략의 다각화도 최근 부각된 트렌드 중 하나이다. 한국 게임 산업의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인 중국 게임 시장 진출에 필요한 허가증인 ‘판호’를 둘러싼 중국의 정책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또한 중국 현지 게임업체의 약진으로 중국 비즈니스 전략 재수립이 필요한 가운데, 국내 게임 기업들은 중국 외 인도, 중동 등 이머징 아시아 국가로의 다변화 전략을 실행 중이다.

게임 산업 변화기에서는 특히 수익성과 효율성이 높은 비즈니스 모델로의 재수립이 중차대하다. 정교한 시장 분석을 기반으로 IP 확보와 게임 라인업 구축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아울러 AI를 본격적으로 비즈니스에 도입하는 시점을 맞아, 게임의 본질적 매력인 재미와 완성도를 높이는 데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AI 유스케이스(Use Case)를 만들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