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7. [한국경제]
[한경 CFO Insight]
삼정KPMG 김성수 전무
코로나19 펜데믹,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금리 인상, 정치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망 교란, 대규모 퇴사, 이상기후 현상, 기술 고도화와 산업 간 빅블러(Big Blur) 등 전 세계가 전례 없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에 놓여 있다. 기업들은 이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과거와는 다른 방식의 혁신과 운영 방식을 모색 중이다.
기업의 재무와 회계 책임자인 최고재무책임자(Chief Financial Officer, CFO)의 역할도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기업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내·외부의 강력한 변화 요구에 직면해 있다. 과거 CFO와 재무팀의 핵심적인 역할은 각종 거래 처리, 회계 장부 작성과 보고, 재고자산이나 토지와 건물 등 자산 관리, 급여 관리 등 회계, 자금 및 세무 관리 영역이었다. 그러나 최근 CFO는 기업의 세부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신속한 의사 결정을 지원하고, M&A 등 사업 계획을 검토·추진하는 비즈니스 혁신의 주도자이자 전략가로서의 역할 수행을 요구받는다.
변화의 시대, CFO가 갖추어야 할 다섯가지 역량은?
KPMG 글로벌이 글로벌 선도기업의 C-Level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래 CFO는 ① 기업 전략 및 혁신 ② 디지털 가속화 ③ 데이터 인텔리전스 ④ 인재 전략 ⑤ 다이내믹 위험관리 등 5가지 핵심 요인을 기반으로 효과적인 재무 혁신을 이루고, 기업 가치를 강화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① 전략과 혁신의 전사적 중재자로서의 CFO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요소는 크게 수익성 강화, 운영 우수성 확보, 조직문화 개선으로 정의할 수 있다. 먼저 CFO는 자원배분, 비용관리, 가격책정 전략 수입 및 수익 최적화와 관련해 데이터 활용·분석에 기반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며 수익성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 또한 운영 우수성 확보를 위해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 KPI) 설정과 운영 지표 모니터링 등을 통해 운영 우수성 이니셔티브 추진을 위한 통찰력을 제공해야 한다. 재무·비재무 데이터 활용·분석으로 전사적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기업 성과 창출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아울러 조직 문화 측면에서는 효과적인 인재관리 전략 및 경쟁력 있는 보상체계 정립 등을 지원하기 위해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중재할 수 있어야 한다. KPMG 글로벌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CFO 중 3분의 2는 전사적 신성장 기회에 대한 투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CFO가 기업 내외의 각종 재무데이터와 기업가치, 운영 및 성과지표 관련 데이터를 통해 인사이트를 확보해야 한다. 이에 CFO 중 75% 이상이 전담 혁신팀이나 디지털 및 데이터 분석 CoE(Center of Excellence) 조직을 보유하며, 68%가 향후 12개월 내 전사적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디지털에 대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즉, 전사적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혁신 전략 중 데이터·디지털 이니셔티브에 대한 투자와 기업 내 자원 배분을 무엇보다 중요시해야 하는 시점이다.
② 디지털 가속화의 선봉자로서의 CFO
기업 내외부 환경이 디지털과 데이터를 중심으로 변화함에 따라, 조사대상 CFO의 70% 이상이 거래 데이터 처리와 보고 업무의 자동화를 추진 중이며, 3분의 2 이상이 2~3년 내 업무에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FO가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거버넌스를 확립하고, 디지털 솔루션을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통합시킬 필요가 있다. 이때 디지털 전환의 지향점은 궁극적으로 기업의 모든 구성원이 고객 경험을 개선시키는데 방점을 둬야 한다. CFO는 기업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데이터·디지털 기반 이니셔티브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재를 육성·확보하고, 유연한 인력 운영 방식과 효과적 디지털 문화를 조성하는데 힘써야 한다.
③ 데이터 인사이트의 전략적 리더로서의 CFO
설문에 참여한 CFO 중 75%는 기업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경우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응답했고, 71%는 고객 데이터 활용으로 매출 증가를 경험한 적이 있다. CFO와 재무팀이 관리하는 기업 내외부의 다양한 정보는 사업 현황 파악, 기업 경영계획 수립과 전략 설계 및 실행, 목표 달성과 성과 평가 등 기업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핵심 자원이다. CFO는 데이터 품질과 일관성을 높일 수 있는 데이터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전사 데이터 수집 및 관리 방안, 비즈니스에 부합한 데이터 아키텍쳐를 개발해야 한다. 이에 기반한 의사 결정 체계를 마련해 신뢰할 수 있는 역동적인 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또한 전사적으로 재무정보 뿐만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비재무정보에도 우선 순위를 두며 데이터 이면에 숨겨진 풍부한 인사이트를 도출해야 한다.
④ 디지털 인재관리 전략가로서의 CFO
효과적인 인재전략은 직원 참여, 인재 유치, 인재 개발 및 유지를 포함하며, 디지털 환경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인사이트 도출 역량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신속한 디지털 전환을 위해 CFO와 재무팀은 현재 기술을 최적화하고, 재무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신기술 적용 및 협업강화와 외부 디지털 솔루션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맞춰 글로벌 CFO의 82%는 CFO는 데이터 역량과 컴퓨터 관련 지식을 지닌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50%의 CFO는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또한 CFO는 근무 형태 및 업무 공간 등 업무 환경 변화를 반영해 조직원에게 유연성과 자율성을 부여하는 한편 적절한 인센티브 구조를 설계해 업무 동기를 높이고 직무 경험이 긍정적으로 형성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⑤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다이내믹 리스크 설계자로서의 CFO
개인정보 유출이나 횡령과 같은 내부통제 실패 등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훼손하고 기업의 존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CFO의 91%는 정보 보호 및 보안이 제품/서비스 제공만큼 중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으며, 69%의 CFO는 강력한 사이버 보안 전략이 이해관계자의 신뢰 확보에 중요하다고 본다. 67%는 자동화를 통한 사전 예방적·디지털 방식의 컴플라이언스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CFO와 이해관계자들간의 신뢰 구축을 위해 ①대외적 변화와 리스크에 대한 빠른 대처 능력을 갖춰야 하며, ②데이터 보호와 활용을 균형적으로 고려한 위험 관리 기능을 설계해야 한다. 또한, ③위험을 기회로 인식하는 조직문화 조성에 힘써야 하며, ④기업 내 여러 데이터를 AI와 ML을 활용해 예측·탐지함으로써 위험을 차단하고, 과거 위험 행태와 역사적 추세와 원인을 활용한 처방적 분석을 통해 실시간 통찰력을 확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⑤ 위험을 선제적으로 최소화하기 위한 디지털 자동화도 가속화하여야 한다
CFO 역할의 혁신과 변화를 위한 시작은?
CFO와 재무팀은 우선적으로 ‘조직과 인력, 정책과 절차, 시스템’이라는 기업의 핵심 자원과 재무의 밸류체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특히, 투자 전략, 자금 및 유동성 관리, 원가 관리와 수익성 분석, 위험 관리, 성과 관리 등 재무의 가치 사슬과 연계된 기업의 내외부 데이터를 분석하며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른 재무적 영향력을 검토하고, 이를 의사 결정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 경영진의 참여, 적절한 예산 배분 및 인력 지원이 필요하며, 거시적인 하향식(Top-down) 방식의 유연하고 전략적인 로드맵을 개발해야 한다. 조직과 직원들의 혁신과 변화를 돕는 변화관리 전문가이자 가치 관리자로서 CFO의 역할과 리더십을 기대한다.